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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꽃
장은수
연사흘 비 내린 뒤 훌쩍 자란 푸성귀들
살구색 셀로판지 속 커튼 같은 껍질 벗고
도마 위 희고 연약한 낮달 한 채 돋는다
허공에 제 몸 사뤄 툭툭 튀는 알갱이들
층층이 껍질의 침묵 둥글게 쌓고 있다
눈물샘 찌르는 향기, 놀빛마저 어룽진다
조밀한 생의 안쪽 맵싸하게 채색하고
지구의 중심축에 탑이라도 쌓는 건가
이 저녁 아내 얼굴이 꽃으로 피어난다
―『정형시학』(2021,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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