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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간에 걸린 달
홍선옥
시간을 건너온 기억 붉은 낙관 찍으며
논두렁 밭두렁을 맨발로 넘나드는
묵정밭 산 밭머리 위 청정하게 떠 있다.
휘 저어도 닿지 않을 우물 속 잠긴 바람
빼곡히 새긴 사연 가라앉혀 다독이며
한평생 살아온 발품 들창 가에 쌓는다.
바위산 꼭대기에 우뚝 걸린 큰 바위 얼굴
꽃 향유에 발목 적신 한량없는 그 사랑
부푼 달 바람 속에서 올을 풀어 내린다.
―시조집『행간에 걸린 달』(한국장애예술인협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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