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지칭개 /정선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8. 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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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칭개

 

정진희

 

 

언젠가 그에게서 구원을 본 적 있다

열무 씨 한 개도 싹틔우지 못한 몸에

빠르게 번지는 변종

점점 나를 지배할 쯤

 

발아래 납작해서 비굴해 보였는데

바닥을 꽉 잡고 단단하게 퍼져있다

내 속을 꿰뚫어 오는

텅 빈 듯 꽉 찬 손짓

 

눈물 하나 샐 틈 없이 완벽한 자세였다

그 피와 살과 뿌리를 며칠 고아 마시고

열 몇 개 돌을 뱉어냈다

내 밭에 그가 왔다

 

 

 

 

ㅡ『정음시조』(2022,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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