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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칭개
정진희
언젠가 그에게서 구원을 본 적 있다
열무 씨 한 개도 싹틔우지 못한 몸에
빠르게 번지는 변종
점점 나를 지배할 쯤
발아래 납작해서 비굴해 보였는데
바닥을 꽉 잡고 단단하게 퍼져있다
내 속을 꿰뚫어 오는
텅 빈 듯 꽉 찬 손짓
눈물 하나 샐 틈 없이 완벽한 자세였다
그 피와 살과 뿌리를 며칠 고아 마시고
열 몇 개 돌을 뱉어냈다
내 밭에 그가 왔다
ㅡ『정음시조』(2022,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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