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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하(膝下)
구애영
해거름 갯벌 자락 황홀이 숨어듭니다
저녁의 가솔(家率)인 듯 구멍들이 꿈틀대고
발가락 간질거린 미물
제 안에 길을 냅니다
해산 앞둔 진통에도 당신은 허리를 굽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굵은 저녁을 캡니다
통증도 세상의 안쪽이니
여울되어 지나간다고
비유도 상징도 가당찮은 몸짓으로
몸이 될 때까지 조가비는 물 때 품고
하나로 가득 찬 동심원
맨살로 차오릅니다
ㅡ한국여성시조문학회 『여성시조』(2021, 제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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