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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ㅡ5분 /​​최문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3. 2. 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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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ㅡ5분

최문자

 

 

5분이 중요하다. 나와 싸우러 올 사람이 있었다 5분 후 그가 온다고

했다. 5분후 나는 그 사람에게 분명 성내야 한다. 초침이 깜빡거리며

5분은 온통 날카롭다.

모든 흔들림과 정지 사이로 5분이 재깍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5분에 고구마가 구어지거나 오이가 길어지지 않는다.

그래도 5분 안에 연인은 숨을 거두고 그 병원에선 세명이 더 죽는다.

 

5분을 기다리는 동안 TV 에선 갖 태어난 어린 말이 비린내 나는 태막

을 벗고 아므르 강가를 뛰었다 목마름을 느끼는 곳으로 간다. 불과 세

상을 딛은지 5분만의 일이다

 

5분은 깨지기 전 가장 진한 슬픔

숨을 팽팽하게 들이마셨다. 그는 5분 안에 내 입을 빨리도 가져갔다.

그 날 나는 성내지 못했다.

 

 

 

 

―계간『학산문학』(2020년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