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서해상(西海上)의 낙조/이태극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4. 24.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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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상(西海上)의 낙조/이태극

 

 

어허 저거, 물이 끓는다
구름이 마구 탄다.


둥둥 원구(圓球)가
검붉은 불덩이다.


수평선 한 지점 위로
머문 듯이 접어든다.


큰 바퀴 피로 물들며
반 나마 잠기었다.


먼 뒷섬들이
다시 환히 열리더니,


아차차, 채운(彩雲)만 남고
정녕 없어졌구나.


구름 빛도 가라앉고
섬들도 그림 진다.


끓던 물도 검푸르게
잔잔히 숨더니만,


어디서 살진 반달이
함(艦)을 따라 웃는고.

 

 

(『꽃과 여인』. 동민문화사. 1970)
-(문학과지성사 한국문학선집 1900∼2000. 4편 수록 중 1편)
2010-04-21 / 오전 7시 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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