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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물도에서/홍원경
햇살이 머물다가 돌아 나온 그 텅빈 집
빛바랜 창호지문 구멍 숭숭 뚫려 있다
주인은 어딜 갔을까, 장독대도 남겨 두고
가풀막진 골목길이 휘돌아 끝나는 곳
폐교 하나 외따롭게 자물쇠 채워져 있다
석양녘, 그림자 끌고 돌아오는 저 고깃배
즉석에서 삶아주는 문어는 보랏빛으로
투명한 살 드러내는 돌해삼 주황빛으로
주름진 해산물 파는 아주머니 구릿빛으로
바닷바람 맞으면서 흰 등대 꼿꼿한데
뺨 때리는 저 파도에 얼얼해진 소매물도
그 섬에 부려 놓는다, 버겁던 등짐까지
- 중앙시조 백일장 [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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