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본 신문·건강정보>/내가 읽은 신문♠기사

[문화산책] (이재선의 북 리뷰) 육식의 종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1. 1. 8. 10:07
728x90

[문화산책] (이재선의 북 리뷰) 육식의 종말
심종대 부장, 2009-10-26 오후 9:56:30  
nBonmun = 1;
 
미국 서부역사는 인디언을 없애기 위해 야생동물인 버펄로를 죽이고 소를 사육하여 인디언을 쇠고기나 얻어먹는 존재로 전락시킨 과정이다. 그러한 과정에서 대기업들은 엄청난 이익을 누렸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역사에 엄청난 지원을 했다. 환경을 생각하는 공무원은 없었다. 하긴 국제환경문제에 가장 관심이 없는 나라도 미국이다. 일본이 경제동물이란 말을 듣는 것처럼 미국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

수백만 인구가 최소한의 일일권장 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 가운데 극소수의 특권층이 곡물 사료로 사육된 쇠고기를 소비하는 현상은 현재 우리 문명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범지구적 식량 전쟁과 식단 정치에서 국제 쇠고기 클럽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앞으로 닥칠 인류 생존의 문제를 설명하는 데 필수적이다(189쪽).

이러한 쇠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굶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내가 쇠고기를 먹으면 그 먹는 만큼 아프리카의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이다. 내가 쇠고기를 먹으면 그 쇠고기 수요가 발생하고 그렇게 되면 목초지가 필요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목초지는 사막화를 촉진하며 열대우림을 없애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쇠고기를 먹는 것이 환경파괴에 동조하고 기아가 발생하도록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 된다.

수백만 명의 인간들이 곡식이 부족해 기아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선진국에서는 사료로 사육된 육류, 특히 쇠고기 과잉 섭취로 인해 생긴 질병으로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있다. 미국인, 유럽인, 일본인들은 곡물로 사육된 쇠고기를 탐식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풍요의 질병', 즉 심장발작, 암, 당뇨병 등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촌 곳곳의 축산 단지들이 야기하는 환경적, 경제적, 인간적 해악의 피해에 관해서는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소가 지구의 생태계와 문명의 운명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전혀 모르고 있다. 하지만 날로 증가하는 소와 육식 문제가 미래의 지구와 인류의 행복에 가장 큰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9쪽 저자의 머리말에서).

포장 노동자들은 고기가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부패될 때면 그것들을 캔 제품으로 만들거나 썰어서 소시지에 넣었다 그곳에선 소시지에 썰어 넣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다. 또한 수입 불가 판정을 받은 곰팡이가 피고 희멀건 유럽산 소시지들이 들어왔는데, 그것들은 보록스와 글리세린으로 처리된 후 가공장치에서 재차 가정용 식품으로 제조되었다. 또 그곳에는 먼지와 톱밥이 가득한 바닥에 고기들이 내팽개쳐져 있고, 그 위에서 노동자들이 짓밟고 침을 뱉어대기 때문에 수십 억 마리의 세균이 득실거렸다. 창고마다 수많은 고깃덩이들이 쌓여 있고, 곳곳에서 새어나오는 물이 그 위로 떨어지고, 그 주위로는 수천 마리의 쥐들이 내달리고 있었다. 이런 저장고들은 너무 어둠침침해서 제대로 볼 수도 없지만, 이 고깃덩이들 위에 널린 말라빠진 쥐똥을 손으로 치워낼 수는 있었다. 이 쥐들은 아주 골칫거리여서 노동자들은 독이 든 빵들을 놓아두는데, 쥐들은 그것을 먹고 죽었다. 그러면 쥐들과 빵과 고깃덩이들은 모두 한꺼번에 가공장치 안으로 들어갔다(158-159쪽).

미국의 쇠고기 생산과정은 도저히 상식적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이상한 과정이다. 모든 것을 이익만을 위해서 살기 때문에 청결은 입 밖에도 내지 못한다. 정당한 검사를 할 수도 없다. 자동차 회사의 컨베이어 시스템의 원조가 쇠고기 생산과정이라는 말을 듣고 놀랐다. 문제가 있어도 생산과정을 멈출 수 없는 공장이 말이 되는가. 이제 인간은 돈에 봉사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미국의 쇠고기 등급이 지방함유율에 따라 매겨진다는 것이다. 이는 지방이 많은 쇠고기가 지방이 적은 쇠고기보다 가치가 더 높으며 소비자들이 더 선호한다는 가장에 근거를 둔 것이었다. 결국 지방을 선호하는 영국인의 취향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쇠고기의 가치와 가격의 판단 기준이 된 것으로 미국 정부가 이를 직접 채택한 셈이었다(119쪽).

이러한 기준이 소비에 영향을 미쳐서 그런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소를 통하여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한 미국인들은 비만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부의 상징이고 부자만 마음대로 먹던 쇠고기는 이제는 미국인들이 비만으로 인하여 고통을 당하게 만들고 있다. 결국 소가 거꾸로 사람을 잡아먹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거세되고 약품이 투약되고 유순해진 육우들은 옥수수와 수수를 비롯한 여타 곡물들과 신종 사료들을 먹어치우며 여물통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사료에는 제초제가 포함되어 있다. 오늘날 미국에서 사용되는 제초제의 80%가 축우와 다른 가축들의 사료로 사용되는 옥수수와 콩에 뿌려지고 있다. 가축들이 섭취한 제초제는 그들의 신체에 서서히 쌓여가며, 살충제 또한 쇠고기 덩어리와 함께 소비자인 인간에게 전달된다. 전미 과학아카데미 연구위원회(NRC)에 따르면 쇠고기는 살균제 오염으로 인한 암 유발 식품들 중 토마토에 이어 두 번째로 위험한 식품이다. 또한 제초제 오염으로는 가장 위험한 식품이며, 살충제 오염으로는 세 번째로 위험한 식품이다. NRC에서는 요즘 시장에 나오는 온갖 식품들 중에서 쇠고기 살균제 오염이 소비자들의 암을 유발시키는 정도가 전체의 11%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19-20쪽).

아니 토마토가 이렇게 위험한 것이라니 정말 알 수가 없다. 토마토가 건강에 좋다고 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내용을 모르는 것인가, 아니면 애써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있는 것인가?

육식 문화를 초월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원상태로 돌리고 온전하게 만들고자 하는 징표이자 혁명적인 행동이다. 자연을 회복시키고 인간과 소의 관계를 다시 신성하게 만들며 우리 존재를 새롭게 하는 것은 서로 불가분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다. 이것은 새로운 포스트모던 감각의 핵심적인 요소이며 새로운 지구 중심 의식의 전조이다. 현대적인 축산 단지 해체와 인간의 음식에서 쇠고기를 없애는 것은 인간 의식에 펼쳐진 새로운 장을 예고하게 될 것이다. ‘월드 스티어’와 전투를 벌이면서 새로운 세대는 생물권에 대한 감정과 빈자의 곤경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인간의 음식에서 쇠고기를 없앰으로써 우리는 소는 물론 지구를 공유하는 다른 생명체들과의 유대감을 다지며 새로운 인류 의식을 향한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디게 될 것이다(351쪽).

이것이 저자의 결론이며 마지막 글이다. 그리고 그 뒷 페이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곡물로 키운 쇠고기는 불에 탄 살림, 침식된 방목지, 황폐해진 경작지, 말라붙은 강이나 개울을 희생시키고 수백만 톤의 이산화탄소, 아산화질소, 메탄을 허공에 배출시킨 그 결과물이다(352쪽).

우리는 어려서 크면서 미국 서부 영화를 보면서 자랐다. 그러면서도 알게 모르게 서부를 개척하는 백인을 우상숭배하고 인디언을 나쁜 종족으로 배우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미국을 발견했다는 사실조차도 언어의 착각일 뿐이다. 그건 침략이었다. 오늘날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것처럼. 이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을 어떻게 발견하느냐는 것이다. 이스라엘이 잘하는 것도 없는데 미국과 친하다고 좋은 쪽으로 보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쇠고기가 이렇게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얼마 전의 책을 통해서는 미국의 쇠고기가 위생적으로 좋지 않다는 것과 우리나라가 그토록 신뢰하는 미국 농무성이라는 곳이 쇠고기 판매업자들이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그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책은 근본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제목은 쇠고기의 이면이라고 하는 것이 더욱 좋을 것 같다. 과연 쇠고기란 것이 어떤 이면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제 쇠고기를 끊지는 못하더라도 소비량을 줄여 나가야겠다. 이미 나는 쇠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있으니 이에 답을 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소의 수는 12억 8000마리로 추산된다(1989년 통계). 소의 사육 면적은 전세계 토지의 24%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들은 수억 명을 넉넉히 먹여 살릴 만한 양의 곡식을 먹어치우고 있다. 소의 무게를 전부 합치면 지구상의 모든 인간의 무게를 능가한다(8쪽 머리말에서).

제레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시공사 462쪽 2009년 정가 13,000원 ★★★★★

2009-10-26 오후 9:56:30   © pbs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