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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데려가 주세요" 유기견들의 외침…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8. 1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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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데려가 주세요" 유기견들의 외침…

뉴시스 | 이은주 | 입력 2012.08.10 08:06

【춘천=뉴시스】이은주 기자 = "사람 인기척만 들려도 강아지들이 짖어요, 자기를 데려가 달라고 외치는 거에요"

9일 강원 춘천시 신동읍 한 비닐하우스 앞, 주변의 논·밭처럼 가꾸어져 있을 것 같은 비닐하우스 안에 보이는 것은 흙 위에 심어져 있는 농작물 들이 아닌 철창 우리 속에서 짖고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었다.

이 비닐하우스가 춘천유기동물보호소다. 현재 춘천시에서 관리하고 있는 유기동물보호소는 양옆으로 나란히 철창 우리가 늘어져 있었다. 칸 칸마다 3~4마리씩 들어가 있으며 그 안에는 물과 사료가 담긴 그릇이 함께 있었다.

유기동물보호소로 들어가자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은 유기견들이 짖는 소리였다. 수십 마리의 유기견들이 철창 우리 속에서 두 발을 세우고 너나 할 것 없이 컹컹대며 짖기 바빴다. 고양이들도 냐옹 냐옹거리며 소리를 내고 있었다.

유기동물보호소장 김창경(50)씨는 "사람 손에서 길러진 애들이라 사람을 너무 좋아합니다. 발소리만 나도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서로 짖어대요. 그건 자기를 데려가 달라는 것을 뜻합니다"라고 안쓰럽게 말했다.

올해 1월1일부터 현재까지 이곳에 들어온 유기견(유기묘 제외)의 수는 259마리며 현재 이곳에 보호 중인 유기견·묘는 60여마리다. 취재진이 방문한 이날 오전에도 1마리의 유기견이 들어왔다.

특히 지난 7월에만 들어 온 유기견의 수는 60여마리. 평소보다 두 배 증가한 수치였다. 이는 곧 함께 살던 강아지들을 버린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버리는 방법도 다양해…늙고 병 있어서 버리는 경우 허다

김씨는 "강아지나 고양이를 버리는 방법도 다양해요, 등산로나 길거리에 두고 가는 사람부터 쓰레기 더미 주변에 강아지를 두고는 강아지 이름과 나이, 그리고 잘 키워주세요 란 문구 적어놓고 가는 사람도 있고…"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어 그는 "여기 온 애들은 대부분 늙은 애들이에요. 보통 8세 이상인 애들, 그리고 암에 걸리거나 피부병 걸린 애들 등 키우기 힘드니깐 버리는 건지, 사람들 속을 알 수가 있나"며 말을 줄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분양되는 수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김씨는 259마리의 유기견 중 200마리정도가 올해 분양됐다고 했다.

하지만 대부분 어리고 예쁜 강아지들만 분양해 가는 문제에 씁쓸함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분양되지 못한 유기견들은 늙어 죽는 경우가 대부분, 올해 10마리 정도가 자연사했다. 또 고양이 경우 분양률이 낮아 보호소 수용 능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1년에 한 번 안락사를 시키기도 한다.

◇ 자원봉사자 등 활동 활발, 시설도 새로 짓고 있어

현재 주말이 되면 이곳에는 유기동물을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정기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들은 동물들을 미용시키고 산책도 시키는 등 따뜻한 손길과 엄마와 같은 마음으로 동물을 대하고 있다.

또 사농동 주변에 새로 유기동물 보호소를 짓고 있다. 열악했던 유기동물 보호소를 새롭게 환경 변화를 시키려는 시의 모습이다.

김씨는 "치료를 지원해주는 동물병원도 많이 생기고 지원금도 많이 늘어난 상태"라며 "특히 자원봉사자들이 시에서 쉽게 지원해 줄 수 없는 동물 간식 등도 많이 챙겨주고 신경써 줘 늘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며 "이 애들은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고 말을 마쳤다.

lej@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