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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시 단산에 있는 용알터. 이제까지 제주지역에서 발견된 용알터 중 최대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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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지역에서 유일하게 제주시 삼성혈 경내에 용알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단산에도 용알터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주목되고 있다.
필자가 지난 9일 제주의 기암괴석을 찾아다니다 단산 남근석 위에 최대규모의 용알터가 있음을 최초로 발견, 10일 오후 <바위로 배우는 우리문화>의 저자 노승대 한울문화원장에게 사진을 전송해 확인해 본 결과 용알터임이 확인됐다.
용알터란 풍요와 남아의 잉태를 기원하고, 기우제를 지내던 터를 말한다. 고대부터 토속신앙과 결합이 되어 기운을 받은 큰바위의 윗부분에 구멍을 파거나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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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알터'는 주로 기우제를 지내거나 자손을 얻기위한 제천 장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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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알터는 대정향교에서 약 300m 떨어진 단산사 오른쪽으로 조그마한 소롯길로 올라가면 거대한 남근석이 보인다.
그 남근석을 따라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정상에 용알터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용알터는 자연적으로 생긴것도 있지만, 인공적으로 파놓은 경우도 있다.
단산 용알터는 자연적으로 생긴 것인지, 인공적으로 파놓은 것인지 모르지만, 작게는 탁구공 크기에서 크게는 농구공 크기로 용알터가 수십개 산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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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용알터. 마치 별자리를 연상케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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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듯 알터와 용알터가 혼합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단산 용알터는 오밀조밀 모여 있고, 바위위에 골고루 분포돼 있는 것이 특이하다.
그것이 마치 별자리 모양을 연상케 한다.
삼성혈 경내에 있는 용알터보다 규모면이나 집단적으로나 숫적으로도 많다. 아직까지 제주지역에서 발견된 용알터 중에서 최대규모로 파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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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에 제단역할을 했음직한 바위가 보인다. 역시 이곳에도 용알터가 발견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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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위위에 골고루 용알터가 분포돼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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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적으로 알터보다 큰 규모의 용알터는 산정이나 산정 부근에 자리 잡고 있는데, 주로 기우제를 지내거나 자손을 얻기 위한 제천의 장소로 여겨지고 있다. 단산 용알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용알터가 별자리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용알터가 파여진 넓따란 암반 위에서 기우제 등 제천의식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넓따란 암반위에 제단역할을 했음직한 바위가 있어 이를 뒷받침한다. 역시 이곳에서도 용알터가 발견된다.
남근석이 남자의 상징이라면, 여자의 상징인 여근바위나 알터바위, 용알바위도 있기 마련이다.
이들 바위들은 모두 남근석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용알터는 풍요를 기원하고, 아들의 잉태를 기원하던 일종의 제단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여근공이라 하는데, 남자를 상징하는 남근석 부근에 바위 구멍을 뚫어 짝을 맞추었다.
이렇게 한 이유는 남근석과 용알터가 조화를 이루어야 풍작을 이룰 수 있고, 자손을 이어갈 수 있다고 믿는 주술적 신앙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단산 용알터는 남근석과 함께 있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예부터 아들을 갖지 못하는 여인이 단산 남근석에서 아들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기도 했다.
우리 선조들은 산정상에 물이 없을 경우 아주 자연스럽게 용알터를 만들어 놓았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연의 순환과 이치를 터득하려고 노력하였고, 또 그곳이 기도처, 기우제, 기자신앙 등으로 모셔져 왔다.
남근석 지상에서 1.7m쯤에 감실을 파놓은 것이나 용알터로 볼때 이곳이 기도처였음을 알수 있다.
감실은 가로 15cm, 높이 30cm, 깊이 15cm 규모로 직사각형으로 파놓았다.
이렇게 감실을 파놓은 것은 산불을 방지하는 차원과 기도하는 도중 촛불이 바람에 꺼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다.
감실에 촛불을 켜놓고 아들이 잉태되기를 기원한것임을 알수 있다.
남근석 감실 위쪽 부분에도 용알터가 발견된다.
이 용알터는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위치해 있어 자연적으로 생긴 것으로 보인다.
단산 남근석 아래쪽 언덕에도 용알터가 몇군데 발견된다.
누군가 인공적으로 파놓은 것인지 모르지만, 이곳 용알터는 규모가 큰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단산 남근석 주변 곳곳에서 용알터가 발견돼 이곳이 신성한 장소임을 미루어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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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알터. 남근석 올라가는 중간부분에서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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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단산 남근석 정상에 올라보곤 하지만, 단순히 바위위에 구멍이 있구나 할뿐, 용알터인지 뭔지 알지 못하고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바위위에 구멍이 뚫어있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이 용알터는 우리 선조들의 애절하고 따뜻한 심성이 들어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알터란 바위에 새겨진 구멍을 말한다.
알터는 신석기시대 고인돌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청동기 시대에는 많이 새겨졌다.
알터는 그 구멍의 크기가 10cm 미만의 것은 알터, 알터가 있는 바위는 알터바위라 부르고, 10cm 이상의 것은 용알터, 용알터가 있는 바위는 용알바위라고 부른다.
필자가 단산 용알터와 남근석 등 유독 바위에 주목하며 기암괴석(바위) 지킴이를 자처하는 이유는 바위라는 것이 제주인에게 있어 단순한 돌이 아닌 우리 선조들의 따뜻한 애정과 종교적 심성이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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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근석. 이곳 주변에 알터와 용알터가 산재해 있어 학술적인 연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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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단단하고 차가운 돌이 아니라, 따뜻한 포용과 기댐의 넉넉함이 함께 다가오는 것이 돌이기 때문이다.
이제 용알터가 발견된 것을 계기로 용알터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학술적인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투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