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의 힘, 아비의 사랑
지금까지 야생 동물의 생존과 번식 과정에서 암컷의 역할과 모성만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이 수컷의 역할과 부성이다. 구애 활동, 먹이 사냥, 영역 지키기 등 야생 동물들의 번식과정에서 나타나는 수컷의 역할과 지극한 부성애.. 수컷, 아비의 관점에서 바라본 생명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발견!
알을 낳고 돌보는 건 어미다. 그러나 이는 아비가 있기에 가능하다. 야생의 힘은 부성에서 시작되고 어미와 아비가 제 역할을 할 때 새 생명은 탄생하고 생태계는 유지된다.
● 부성(父性), 모성(母性)의 원천이 되다
▶ 모성을 가능하게 하는 황조롱이의 부성
5월의 뜨거운 햇볕 아래 황조롱이 암컷은 포란에 한창이다.
모성 본능이 작용하는 포란기. 포란에만 집중하는 암컷의 모성은 든든한 수컷이 있기에 가능하다. 암컷에게 줄 먹이를 사냥해 온 수컷, 이번에는 포란을 대신한다. 수컷이 포란하는 동안 암컷은 먹이를 먹는다. 수컷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기에 황조롱이의 번식은 가능하다. 번식기에 황조롱이 수컷은 오직 암컷과 곧 태어날 새끼만을 위해 존재한다.
▶ 까치의 둥지 지키기
까치가 둥지에서 포란 중이다. 수컷은 바깥에서 보초를 선다. 그러나 수컷이 자리를 비운 사이 까치 둥지를 노리는 경쟁자가 나타났다. 암컷은 초조하게 수컷을 기다리다 결국 새끼와 둥지를 버리고 떠나고 새끼들은 죽고 만다. 번식기에 수컷의 부재는 곧 종족번식의 실패로 이어진다. 보이지 않는 수컷의 사랑, 이는 곧 모성을 만들어내는 힘의 원천이다.
● 수컷들의 구애 대작전
야생에서 지상 최대의 과제는 종족 보존이다.
수컷은 삶의 최종 목표를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구애 활동을 한다.
원앙 수컷은 오렌지색 날개를 활짝 뽐내며 암컷을 유혹한다. 꾀꼬리는 아름다운 울음소리로, 하늘의 제왕인 매는 하늘의 왕자답게 공중 곡예를 통해 구애활동을 한다. 노루나 고라니는 암컷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건 치열한 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외모나 목소리, 힘 등 가장 탁월한 능력을 지닌 수컷이라야 암컷을 차지하고 종족 보존을 할 수 있다. 교미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수컷, 그 존재로 인해비로소 번식이 가능해지고 대자연은 순환한다.
● 수컷, 생명을 키워내다
수중 생태계는 수컷들의 주도 아래 종족 보존이 이루어진다.
자리돔 수컷은 산란 후 떠나버린 암컷 대신 알을 지킨다. 불가사리, 해삼 등 천적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 덕에 자리돔 알은 깨어날 준비를 마친다. 물자라 수컷은 알을 등에 지고 다니며 햇볕을 쪼여주고 수분과 산소를 적절히 공급하며 알의 부화를 돕는다. 꺽지 수컷은 알을 지키는데 자기의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오직 알이 있는 터를 지키는 것이 꺽지 수컷의 최대 임무다. 생태계를 지탱하고 생명을 키워내는 힘, 그것은 부성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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