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자동 초점을 파헤쳐보자 [디카 강좌 6회]
좋은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사실 모든 사진은 나름대로의 시간과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 좋은 사진입니다. 하지만, 가급적 피사체가 뚜렷하게 나와야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환한 낮이나 조명이 밝은 곳에서 문제없던 사진이 실내, 차 안이나 심지어는 야외에서도 흐리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앞서 설명한 노출이 실패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초점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 대부분입니다.
<LCD에서는 잘 나온 듯한데, 실제 사진은 뭔가 흐려 보입니다. 원인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많은 것은 AF 실패입니다.>
초점은 피사체를 얼마나 뚜렷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느냐를 판가름합니다. 따라서, 초점이 빗나가면 피사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흐리게 표현됩니다. 초점은 카메라 본체에서 자동으로 맞추어 주는 자동 초점(Auto Focus. 이하 AF)과 사용자가 직접 손으로 조절하는 수동 초점(Manual Focus, 이하 MF)가 있는데,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 카메라는 대부분이 자동 초점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AF라고 해서 만능은 아닙니다. AF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있고, 경우에 따라 AF가 동작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AF의 구조상 원리를 알고, 이를 피해가거나 응용법을 사용하면 됩니다. 이번 강좌에서는 피사체를 선명하게 표현해 주는 자동 초점(AF)의 원리와 단점, 해결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동 초점의 원리
AF 설명에 앞서 반셔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F 동작은 반셔터를 눌러야 동작합니다. 반셔터는 말 그대로 셔터를 반쯤 살짝 누르는 것을 말합니다. 셔터를 반쯤 누르면 카메라 렌즈가 움직이며 초점을 잡아냅니다. 초점 검출 이후 사진을 찍어야 뚜렷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의외로 많은 사용자들이 AF 조작 없이 셔터를 바로 눌러 AF 검출 전에 사진을 찍습니다. 이 경우 초점이 맞지 않아 흐린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지나치기 쉽지만, 사진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니 반셔터는 반드시 알아두세요.
특히 디지털 카메라들은 AF 동작이 완료되지 않으면 사진이 촬영되지 않는 카메라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들은 반셔터 조작을 통해 AF를 작동시키면 소리나 파인더부 불빛, 혹은 LCD상 초록색 마크로 완료를 알립니다. 반대로 소리가 나지 않거나 파인더부 불빛이 점멸하는 경우, LCD상에 노란 색이나 빨간 색 마크가 나오는 경우는 AF가 되지 않은 것이므로 다시 AF를 잡아야 합니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AF가 맞으면 소리나 불빛으로 표시해 줍니다. 위 영상에서 초점이 맞은 부분을 보면 붉은 빛과 소리가 나옵니다.>
AF는 크게 세 가지 원리를 사용합니다. 적외선을 이용한 적외선 AF, 위상차 AF, 콘트라스트 AF입니다. 최근 출시되는 디지털 카메라들은 대부분 콘트라스트 AF를 사용하며, DSLR 카메라들은 대부분이 AF 센서를 사용한 위상차 AF를 사용합니다.
적외선 AF
적외선 AF는 현재 거의 쓰이지 않습니다. 적외선을 쏴 피사체와의 거리를 측정 후 이를 렌즈에 반영, 초점을 잡는 방식입니다. 적외선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고 어두운 곳에서도 원활하게 AF를 잡아낸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점은 유리와 같은 반사면에 적용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너무 먼 거리는 초점을 잡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콘트라스트 AF
콘트라스트 AF는 피사체의 콘트라스트, 즉 대비를 측정합니다. 대부분의 콤팩트 카메라는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콘트라스트 검출 AF를 사용합니다. 이 AF의 원리는 이미지 센서에 맺힌 상을 분석, 렌즈를 움직여 피사체의 대비값을 찾습니다. 그러다 대비값이 최대가 되는 순간, 즉 상이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순간을 측정해 그 자리에서 렌즈 구동을 멈추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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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스트 안 맞음(렌즈가 초점 위치보다 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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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스트 맞음(정확한 초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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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트라스트 안 맞음(렌즈가 초점 위치보다 뒤) |
콘트라스트 AF는 이전과 달리 DSLR 카메라의 라이브 뷰에서도 자주 쓰입니다. DSLR 카메라는 센서가 넓어 콘트라스트를 검출하려면 그만큼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DSLR 카메라 센서에서도 콘트라스트 검출 속도가 빨라졌습니다. 콘트라스트 AF는 위상차 AF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곳, 즉 피사체 상의 대비가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검출력이 떨어집니다.
위상차 AF
위상차 AF는 대부분의 D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검출 방식입니다. 원리는 콘트라스트 AF와 비슷한데, 위상차 AF는 상의 대비가 아닌 위상차, 즉 상간격 주파수를 검출해 초점을 잡습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상을 분석, 상간격 주파수를 조사합니다. 이 주파수가 아래 그림처럼 일치하면 초점을 맞았다고 판단하고 그 아래 그림처럼 주파수가 빗나가면 초점 검출을 실패했다고 판단, 렌즈를 다시 움직여 상간격을 재측정하는 것입니다.
몇몇 디지털 카메라들은 수동 초점(MF)을 지원합니다. 이것은 렌즈군을 직접 손으로 움직여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따라서, 파인더나 LCD를 보고 사용자가 직접 정해야 합니다. 극도로 작은 피사체를 정밀히 잡아내는 접사 촬영의 경우 AF 검출력이 떨어져 AF 동작을 못 하거나 다른 곳에 AF가 맞을 가능성이 커 의외로 수동 초점이 편리할 때가 있습니다. 빛망울을 의도적으로 표현하거나 AF를 검출할 수 없는 상황(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에서는 수동 초점을 사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이러한 표현은 의도적으로 MF를 사용해 초점을 빗나가게 해야 찍을 수 있습니다.>
AF의 원리에 대해서는 간략하게만 이해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각 AF 방식의 특성입니다. 특성에 따라 초점 검출이 되지 않거나 AF 조작을 응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동 초점이 동작하지 않는 경우
AF는 만능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 아예 동작 자체를 못할 수 있고, 동작하더라도 잘못 초점을 맞출 수 있습니다. 어떤 경우일까요? 우선, 콘트라스트(대비)가 없는 피사체나 촬영 환경에서는 AF를 잡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구름 없이 푸른 하늘이나 밤하늘, 흰 벽 등입니다. 이것은 AF에 필요한 피사체 대비 데이터를 얻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대비나 위상차를 계산해서 AF를 잡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대비, 위상차 모두 없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하늘에 작은 구름이나 밤하늘 별처럼 대비가 생기는 곳에 AF를 맞추거나 MF에서 무한대 초점을 이용해야 합니다.
<'어두운 곳에서', '콘트라스트가 없는' '작은' 피사체를 촬영하려면 정확한 AF가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어두운 곳에서도 AF는 잘 동작하지 않습니다. 피사체 분별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곳에서 AF를 잡으려면 작은 빛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카메라들은 렌즈 중앙 부분(AF 센서 부분)에 보조광을 쏘거나 플래시를 연속 발광해 AF를 검출합니다. 어두운 곳에서는 기본적으로 이들 보조광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공연장이나 플래시 사용이 곤란한 곳에서는 MF와 고감도로 촬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DSLR 카메라로 접사 촬영할 때 AF를 못 잡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사실 렌즈의 문제입니다. 각 렌즈는 최소 초점 거리가 정해져 있는데, 그보다 짧은 거리에 있는 피사체는 AF가 불가능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콤팩트 카메라의 최소 초점 거리는 렌즈 끝에서부터 계산하지만, DSLR 카메라의 최소 초점 거리는 이미지 센서의 위치에서부터 측정한다는 것입니다. DSLR 카메라 파인더 부에 보면 파이 표시가 있는데, 여기에서부터 최소 초점 거리를 측정합니다. 예를 들어 최소 초점 거리가 25cm인 렌즈는 파이 표시에서부터 25cm 떨어진 피사체를 담을 수 있습니다.
<DSLR 카메라의 최소 초점 거리는 콤팩트 카메라와 달리 원 안의 파이 표시에서부터 측정해야 합니다.>
자동 초점을 잘 사용하려면?
디지털 카메라 AF 성능을 보면 9점, 11점, 51점 등의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AF를 잡는 지점의 개수를 말합니다. 이 지점이 많으면 움직임이 심한 피사체를 잡는데 유리합니다. 지점이 많으면 파인더, 즉 사진의 프레임 내에 초점을 잡는 지점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움직임이 심한 피사체는 프레임 안에서 빠르게 움직이는데, 이 때 AF 지점이 많으면 피사체 움직임을 쫓아가면서 지점을 바꿔 촬영하므로 움직임을 잘 잡을 수 있습니다.
<DSLR 카메라들의 AF 지점입니다. 물론, 종류에 따라 지점 개수와 분포 영역은 다릅니다.>
하지만, 일반 스냅 상황에서는 많은 AF 지점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인물 사진 촬영 시 피사체인 인물 양 옆에 가로수가 있는 경우, 멀티 AF를 사용하면 인물이 아닌 나무에 AF를 잡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피사체 양 옆에 다른 피사체가 있는 경우 촬영하고자 하는 피사체가 아닌 그 옆의 다른 피사체에 초점이 맞아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때 피사체만 중점을 둬 포착해내려면 AF 지점을 피사체 방향으로 변경, 고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 예제 영상을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중앙에서 약간 왼쪽에 치우친 피사체를 촬영할 때, 중앙 AF를 사용하면 초점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AF 지점을 왼쪽으로 변경(붉은 점이 AF 지점입니다.)해 피사체에 맞추면 AF를 쉽게 잡아냅니다. 위 영상에서는 이번 강좌의 또 하나의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바로 위상차 AF가 초점을 잡지 못하는 경우입니다. 영상에서처럼 위상차, 콘트라스트가 없는 흰 벽에는 AF를 잡을 수 없습니다.
초점 배경에 맞음(멀티 AF) |
초점 피사체에 맞음(중앙 AF) |
<위 이미지처럼 피사체가 많은 상황에서 특정 피사체를 촬영할 경우 중앙 AF나 AF 지점 이동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피사체가 아닌 배경에 초점이 맞을 수 있습니다.>
또는 포커스 락(Auto Focus Lock, AF-L이라는 명칭으로 자주 쓰입니다.)을 사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포커스 락은 말 그대로 초점을 고정해 두고 구도만 바꾸는 것입니다. 사용법도 간단합니다. 우선, 초점을 맞추려는 피사체에 반셔터를 눌러 초점을 고정합니다. 그 후 원하는 방향으로 카메라를 틀어 구도를 살짝 변경한 후 사진을 촬영하는 것입니다. 한 지점에 초점을 고정해 두면 화면을 움직이더라도 그 지점에 초점은 고정됩니다.
위 이미지를 보면, 초점은 화면 좌측 하단 나뭇잎에 맞았습니다. 이 부분은 카메라의 AF 지점이 닿지 않는 곳입니다. 그래서 초점 고정을 사용했습니다. 우선, 나뭇잎에 AF를 잡고 그 상태로 카메라를 오른쪽 위로 조금 올려 촬영한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참고 사항이 있습니다. MF로도 위 사진과 같은 촬영법이 가능할까요? 물론 MF로도 가능합니다. 초점이 맞는 부분은 직선이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많은 숲을 촬영할 경우, 나무가 여러 그루 서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때, 임의의 나무 한 그루에 초점을 맞추면 그 나무의 앞, 뒤에 있는 나무에는 초점이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초점이 맞은 나무의 일직선상 옆에 있는 나무들은 모두 초점이 맞게 됩니다. 다만, 이것은 렌즈의 초점 거리나 조리개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AF시 직선상에 있는 피사체에 모두 초점이 맞는다는 사실은 일종의 오해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위 그림에서 우선 A 나무를 촬영합니다. A 나무 옆에 있는 다른 나무에는 초점이 잘 맞습니다. 그렇다면 카메라 위치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면, A 나무가 있는 부분에 있는 B, C, D, E 나무는 모두 초점이 맞을까요? 답은 '아니다' 입니다. 초점은 원형으로 맞는 게 아니라 직선으로 맞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A 나무에 초점을 잡고 초점을 고정한 후 E 나무가 가운데에 오게끔 구도를 바꾸면 초점이 맞는 것은 E의 원에 겹치는 C가 아닙니다. E와 E에 일직선으로 있는 D입니다. 이것이 코사인 오차입니다. 따라서, 이 현상을 피하려면 초점 잠금이 아니라 AF 지점을 옮기거나 초점을 다시 잡아야 합니다. 사실 코사인 오차는 일반적인 촬영 시 눈에 띌 만큼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촬영자의 앞, 뒤 움직임이 코사인 오차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우 얕은 심도에서의 촬영에서는 작은 오차도 크게 드러나므로 알고 있는 것이 좋습니다.
<멀리 있는 작은 피사체를 촬영할 때, AF 지점을 광역으로 놓거나 아무렇게나 초점을 잡으면 주변 피사체에 초점이 맞거나 초점이 빗나갑니다. AF 조작은 확실하고 정확히, 경우에 따라 여러 번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촬영 시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AF 성능을 과신하는 것입니다. 한 번 AF를 잡았다고 해서 100% 정확하게 초점이 잡히지는 않습니다. 다양한 피사체가 모여있는 곳에서 원하는 피사체에만 초점을 잡으려면 3 ~ 4회 정도 AF를 동작시켜 정확한 초점을 검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밭에서 색이 다른 꽃 하나를 촬영할 때, 한 번에 AF를 잡기보다는 원하는 피사체에 AF를 3 ~ 4회 잡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일반 사용자들은 AF의 작동 원리나 구조에 대해서까지 자세히 알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각 AF의 장단점과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서는 알아두면 좋습니다. 평소 이미지가 다소 흐리게 나왔다거나 피사체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면 우선 촬영자가 AF를 잘못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반셔터와 AF가 잡히는 범위, AF 지점과 지점 이동, 그리고 초점 잠금까지. 몇 가지 사항만 알아두면 더 즐거운 사진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다나와 차주경 기자
위의 내용들은 인터넷 검색에서 찾은 정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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