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맞춤법 차례차례 알아보기③ ㄱ의 이름은 왜 ‘기역’일까요?
이번 호에서는 한글 맞춤법 ‘제2장 자모’에 딸린 제4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자음 글자 이름의 첫 음절은 모두 ‘해당 글자+ㅣ’ 형태입니다. 둘째 음절은 대개 ‘으+해당 글자’ 형태이지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부르게 된 것은 <훈몽자회訓蒙字會>1527
에서 비롯합니다. 이 책에서는 자음 글자의 이름을 한자로 적었는데 ‘ㄱ’은 ‘其役’, ‘ㄴ’은 ‘尼隱’, ‘ㄷ’은 ‘池末’, ‘ㄹ’은 ‘梨乙’, ‘ㅁ’은 ‘眉音’, ‘ㅂ’은 ‘非邑’, ‘ㅅ’은 ‘時衣’, ‘ㆁ’은 ‘異凝’ 등과 같이 나타내었습니다.
‘尼隱’을 예로 들면, ‘尼니’는 ‘ㄴ’이 첫소리 글자로 쓰일 수 있음을 보이고, ‘隱은’은 ‘ㄴ’이 받침소리 글자로 쓰일 수 있음을 보인 것입니다. 그런데 한자음 중에는 ‘윽, 읃, 읏’ 따위가 없어서, ‘윽’의 경우에는 이와 소리가 비슷한 ‘役역’을 대신 쓰고, ‘읃, 읏’의 경우에는 뜻의 소리가 비슷한 ‘末끝 말, 衣옷 의’를 대신 쓰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굳어져서 오늘날 ‘ㄱ, ㄷ, ㅅ’의 이름에서만 둘째 음절의 형태가 다른 글자들과 달라지게 된 것입니다.
1) <훈몽자회>는 중종 22년1527에 당시 통역관이었던 최세진이 지은 한자 학습서이다. 이 책은 3,360자의 한자를 33항목으로 종류별로 모아서 한글로 음과 뜻을 달았으며, 중세 국어의 어휘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2) 붉은색의 한자는 음을 그대로 읽지 않고 뜻을 빌려 읽은 글자라는 뜻이다. 즉 ‘衣’는 ‘의’로 읽지 않고 그 뜻인 ‘옷’으로 읽었다는 말이다.
<훈몽자회>에서는 ‘ㅈ, ㅊ, ㅋ, ㅌ, ㅍ, ㅎ’ 등의 이름은 따로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1933년 <한글 마춤법 통일안>을 제정할 때 <훈몽자회>의 방식을 적용하면서 비로소 지금과 같은 이름을 갖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데서는 볼 수 없는 ‘귿, 읒, 읓, 읔, 읕, 읖, 읗’과 같은 글자가 자모의 이름에 쓰이게 된 것이랍니다. 참고로, 현재 북한에서는 ‘ㄱ, ㄷ, ㅅ’의 이름을 ‘기윽, 디읃, 시읏’으로 정하여 부르고 있답니다.

우리가 흔히 한글 자모의 수는 ‘24개’자음 14개, 모음 10개라고 할 때에 [붙임 1]에 제시된 글자들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들은 제4항 본항에 제시된 기본 글자에서 둘 또는 셋을 겹쳐서 만든 글자들이기 때문입니다.

1933년 <한글 마춤법 통일안> 제정 당시에는 된소리 글자의 위치에 대한 언급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 발간된 국어사전들은 사전 편찬자의 판단과 기준에 따라 된소리 글자의 배열 위치를 다르게 하는 경우가 있어서 사전 이용자들이 혼란을 겪어야 했지요. 그래서 이런 혼란을 없애기 위하여 1988년에 현행 <한글 맞춤법>을 제정하면서 된소리 글자들의 위치를 지금과 같은 순서로 한다는 조항을 추가한 것입니다. 아울러 모음 글자의 순서도 현행 <한글 맞춤법>이 제정되면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최신기사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우리 말♠문학 자료♠작가 대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나의 비망록]⑦ 시인 50년 그 끝없는 싸움 / 이수익 (0) | 2013.09.30 |
|---|---|
| 소설 속 새말⑥ 사라진 이름과 남아 있는 이름 된장국수와 짜장면 (0) | 2013.09.26 |
| 재미있는 우리 속담⑭ 놀란 토끼 벼랑바위 쳐다보듯 (0) | 2013.09.26 |
| 외자 이름 - 붙여서 쓸까/띄어서 쓸까 (0) | 2013.09.25 |
| 고립이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 방민호 (월평 2013 5월) (0) | 2013.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