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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높으신분 1g도 이해못할 민심 그렸다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1. 20.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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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전' 높으신분 1g도 이해못할 민심 그렸다

출처 뉴스엔 | 입력 2014.01.20 09:52

 

기사 내용

[뉴스엔 조연경 기자]

'정도전' 조재현과 민심이 엇갈렸다. 나랏일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서민의 입장차는 첨예하게 엇갈렸다.

정도전(조재현 분)은 1월 19일 방송된 KBS 1TV 대하드라마 '정도전'(극본 정현민/연출 강병택 이재훈) 6회에서 거평부곡으로 유배를 떠나게 됐다. 그 곳에서 정도전은 촌장 황연(이대로 분)과 그의 아들 황천복(장태성 분), 그리고 이름없는 수양딸 업둥이(강예솔 분)를 만나게 됐다.

신진 사대부 정도전은 나라를 위해 산다는 명목 하에 이인임(박영규 분)과 격돌하는 인물이다. 지난 방송에서는 이인임은 명나라에 의해 중국 본토에서 몽골지방으로 쫓겨간 원나라의 잔존세력인 북원과 손을 잡으려 했고 정도전은 이를 격렬하게 반대했다. 악역이다 아니다 나눈 적은 없지만 주인공과 대적하는 인물은 악역으로 치부되지 마련이다.

때문에 정치파만 나누어 놓고 봤을 때 시청자들은 타이틀롤 정도전을 응원하고 이인임은 비난한다. 하지만 드라마 '정도전'은 한 발 더 나아가 정치 뿐만 아니라 당시의 민심까지 그리며 보는 이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제3자의 생각을 전했다. 그들에게는 정도전 역시 제 잇속을 챙기기위해 싸우는 정치적 인물로 밖에 비춰지지 않았던 것.

황천복은 원체 불만 가득하고 반항심 넘치는 것은 물론 양반에 대한 분노가 깊은 인물이다. 그는 정도전이 북원와 화친하려는 이인임을 계속 경계하는 발언을 하자 황천복은 "다 쓸데없다. 고려가 명나라라고 친하건 북원하고 화친을 하건 무슨 상관이냐"고 말했다. "나라의 존망이 걸린 일이다"고 발끈하는 정도전에 황천복은 "망하든 말든 그것도 우리와 아무 상관없다"고 되받아쳤다.

이어 "어떻게 되든 지금보다 못살기야 하겠냐. 흉년 메뚜기만도 못한 처지인데 아무나 임금 되라고 해라. 우리와는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북원과의 화친을 저지하기 위해 사대부들이 힘쓰고 있다"는 말에도 황천복은 "그러라고 등떠미는 사람 있냐, 지들 잘난 맛에 하는 짓거리들 아니냐"고 제 속내를 드러내 정도전을 당황케 했다.

정도전은 황천복에게 배우지 못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며 비아냥 거렸지만 따지고 보면 정도전도 서민이 어떻게 사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다. 정도전은 신진 사대부로서, 황천복은 바닥에서 뒹구는 서민으로 극과 극 입장 차를 보이긴 했지만 황천복의 울컥한 심경은 높으신 양반 정도전을 뒤통수 치기에 충분했다.

또 업둥이 황연의 친 딸이 아니고 무당의 품에서 태어나 무당 팔자를 타고났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정도전은 제 말이 무조건 맞다고 자신하며 "무당 팔자 따로 없다. 먹지 못하니 아픈 것이고 아프니 열이 나고 헛것이 보이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박수의 말에 현옥되지 말아라"고 위엄있는 말을 건넸다.

자신의 말에 아랑곳 하지 않은 채 돌을 쌓아 올려 간절하게 무언가를 비는 업둥에 정도전은 "이게 무슨 소용이냐"며 돌탑을 무너뜨렸다. 이에 업둥은 "그럼 난 대체 어떻게 하냐. 이 년은 빌고싶은 것이 있으면 어디에 소원을 빌어야 하냐"며 "무당이 되기 싫어서, 제말 그 팔자 좀 피하게 해 달라고 이러는 것이다"고 외쳤다.

업둥은 "돈이 없어 절간에 시주할 수도 없고 글을 몰라 사당이라고 하는 곳에서 뭔가를 전할 수도 없다. 그럼 나 같은 년은 간절히 바라는 것이 있을 때 소원도 빌지 못한다는 것이냐.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말이냐"며 "선비님 눈에는 이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여도 나에게는 목숨줄이다"고 토로했다.

서민을 위한다고 했지만 정작 그들이 정말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몰랐고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정도전은 울분을 참지 못하며 산 위에서 소리를 질렀다. 드라마 '정도전'은 당연하지만 놓치기 쉬운 하나까지 짚어내며 공감과 함께 정통사극의 재미를 살렸다. 역성혁명이라는 대업의 꿈을 위해 나아갈 정도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시청자들은 "드라마 '정도전'보고 또 정도전에 대한 내용 찾아보고 있다. 역사 공부하는 기분 흥미진진하다", "이게 바로 민심이다. 바로 옆에서 지켜봐야 뭘 알지.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 만큼 통쾌했다", "정도전이 어떻게 변해갈지 궁금하다", "모르는 것도 잘못이지만 배울 틈을 안주지 않았나. 황천복에게도 어떤 아픔이 있는 듯", "이론만 빠삭한 정도전도 당했다" 등 반응을 나타냈다.(사진= KBS 1TV '정도전' 캡처)

조연경 j_rose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