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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근이 말하는 이성계 그리고 정도전(인터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6. 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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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근이 말하는 이성계 그리고 정도전(인터뷰)

출처 뉴스엔 | 입력 2014.06.30 13:00
[뉴스엔 글 김민지 기자/사진 이지숙 기자]

이렇게 연기, 연출, 대본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드라마가 또 있을까. KBS 1TV '정도전' 얘기다.

6월 29일 '정도전'이 종영했다. 극 초반부터 탄탄한 대본과 신들인 배우들의 연기력, 이를 아우르는 연출로 호평받았던 '정도전'은 마지막까지 극적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정도전의 죽음, 왕자 이방원의 난, 동지를 잃은 이성계의 비통함이 마지막까지 짜임새있게 다뤄졌고 이는 시청자들에게도 큰 울림을 줬다.

역사가 스포일러인 사극이 이만큼이나 흥미진진하게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까지 배우와 스태프들의 노력이 컸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배우 유동근에게도 '정도전'은 무척 특별한 작품이다. 유동근은 '정도전'에서 정도전과 손을 잡고 역성혁명을 이뤄 새로운 나라 조선을 세우는 태조 이성계 역을 맡아 열연했다. 유동근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정도전'을 하면서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땀을 흘리며 함께 노력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 "완성도 높은 대본, 배우 스태프 작품에 대한 사명감 있었다"

유동근은 '정도전'의 첫 시놉시스를 받고 '이건 되겠다' 싶었단다. 짜임새있게 준비된 이야기가 시놉시스에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정도전'은 시놉시스대로 흘러갔고 마지막회까지 대본이 힘을 잃지 않으며 배우의 연기를 뒷받침해줬다. 유동근 역시 이 부분을 흡족해 했다. 전 스태프들 역시 유동근과 같은 생각을 했다고.

유동근은 "'정도전'은 연출, 대본 등이 완성도가 높았다. 덕분에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황산전투 촬영 때 이지란 역을 맡은 선동혁이 갈빗대가 나가는 부상을 입었다. 그런데도 병원에 다녀와서 촬영을 해내더라. 위화도회군 촬영을 하는 날도 그날 모든 촬영을 마쳐야했다. 배우들이 밤새 촬영하면서 초코파이 하나만 먹고 촬영에 임했다. 배우나 스태프들의 마음 언저리에 사명감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며 '정도전'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작품을 만들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모두가 작품에 공을 들이고 있는 덕일까. '정도전'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정말 철저한 준비를 거듭하며 작품에 임했다고. 유동근은 "'정도전' 촬영현장에 오는 배우들은 자기 배역과 대사를 충분히 숙지하고 와야한다. 스스로가 못했다고 생각하면 설 자리가 없다. 그래서 대본 연습을 할때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 준비되지 않으면 해낼 수 없었다"며 촬영 당시 열띤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성계 役, 처음엔 부담감 컸다"

이런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이 시청자들에게 통한 것일까. '정도전'은 10%대 후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인간미 넘치는 이성계 캐릭터는 역대 이성계 캐릭터들 중에서도 독특하게 표현되며 수많은 이들에게 회자됐다. 이전까지는 KBS 1TV '용의 눈물'의 카리스마 있는 이성계 캐릭터가 독보적이었지만 '정도전'을 통해 인간미 넘치는 이성계의 모습이 재조명됐다. 하지만 정작 유동근은 이성계 역을 맡기로 하고 부담감이 무척 컸다고 고백했다.

유동근은 "처음 '정도전' 이성계 역을 제안받았을 때는 부담감이 컸다. 18년 전 '용의 눈물'에서 김무생 선생님이 이성계를 뛰어나게 연기했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정도전' 이성계는 함경도 사투리를 쓴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었다. 그때 '이건 한 번 해볼만하다. 이렇다면 다른 이성계가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도전'에서 새롭게 재해석된 이성계에 초점을 맞춰 연기했다고 말했다.

유동근의 배역 해석력은 제대로 먹혀들었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표현됐던 근엄한 이성계는 '정도전'을 통해 촌스럽고 고집 세지만 인간미있는 캐릭터로 거듭났다. 이성계가 역성 혁명을 준비하면서도 명분이 없다며 고심하는 모습이나 성계탕을 먹으며 회한에 잠긴 듯한 모습은 강력한 군주로만 묘사됐던 이성계의 새로운 면모를 엿볼 수 있게 했다. 이성계라는 인물이 시청자들에게 더 입체적으로 다가간 것이다.

▲"정몽주와 독대, 뒤꿈치라도 잡고싶은 심정이었을 것"

'정도전' 속 이성계에게는 수많은 명장면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하나를 떠올리자면 단연 정몽주와의 독대 장면이다. 당시 이성계는 눈물로 정몽주에게 호소했지만 고려에 대한 충심이 컸던 정몽주는 이성계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동지라 믿었던 이를 곁에 두고싶은 이성계의 눈물어린 호소는 뚝심있는 정몽주마저 멈칫하게 했다. 그만큼 유동근은 간절함을 담아 당시 이성계의 심정을 대변했다. 유동근 역시 해당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를 언급했다.

유동근은 "당시 이성계는 정몽주의 뒤꿈치라도 잡고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이성계가 정몽주를 잡았던 판단이 옳았다. 이성계의 좌우에 정도전과 정몽주를 뒀다면 그야말로 대단했을 것이다"며 정몽주와 독대장면 당시 이성계의 심정을 헤아렸다.

이성계는 극 초반 전장에 나가는 군사들에게 "죽지 말라"고 강렬한 한 마디를 남긴다. 이는 병사들을 생각하는 이성계의 마음과 특유의 카리스마를 응집해서 보여줬던 장면. 이성계 역시 이 장면은 자신의 명장면으로 꼽았다. 유동근은 "'죽지 말라'고 하는 그 말 한마디를 어떻게 표현할 지 고민되더라. 작은 신에서 몰입을 해야하니 더 그런 것 같다"며 해당 장면이 어려우면서도 잘 표현됐다고 말했다.

▲"강병택 PD 리더십 뛰어나, 모두가 존경"

유동근은 인터뷰 내내 스태프들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 중 한 사람이 바로 '정도전'을 연출했던 강병택 PD다. 유동근은 강병택 PD의 리더십을 높이 샀다.

유동근은 "강병택 감독에게 많이 배웠다. 강병택 감독은 녹화가 끝나면 각 스태프들 방을 다니며 고생했다고 말한다. 그 모습이 그렇게 커보일 수 없다. '정도전'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강병택 감독이 나를 안으면서 '이성계를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나 역시 '강병택 감독이 잘 만들어줘서 잘했다'고 했다. 모두가 강병택 감독을 존경한다. 오히려 내가 배워야할 그런 부분이 많았던 친구다"며 강병택 PD를 치켜세웠다.

유동근에게 '정도전'은 어떤 작품일까. 유동근은 '정도전'을 통해 완성도가 높은 콘텐츠는 결국 시청자들이 알아준다는 것을 깨닫았다며 '정도전'을 소중한 작품으로 꼽았다.

유동근은 '정도전'을 통해 그만의 연기세계와 탁월한 카리스마, 배역에 대한 탁월한 해석력을 여과없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줬다. 덕분에 유동근표 이성계는 그에게도 시청자들에게도 오래토록 기억에 남을 듯 하다.

김민지 breeze52@ / 이지숙 js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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