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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사과는 무슨"→"유감"→"고소" 15일 "송구".. 어느 게 진짜냐
지명된 지 5일 만인 15일 15분간 3차례 모두 앉은 채 사과예고 없이 입장 발표만 하고 질문은 안 받아 ‘진정성’ 의심“
언론인 때, 표현 미숙”… 식민지배 발언도 종교문제로 돌려 경향신문 이지선 기자 입력 2014.06.15 22:09 수정 2014.06.15 23:09
문창극 국무총리 지명자의 15일 입장 발표는 예고 없이 이뤄졌다. 오후 2시쯤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로비로 출근한 문 지명자는 "실수할 것 같아 두려워 메모를 해 왔다"며 주머니에서 3~4장 분량의 A4용지를 꺼내 화단 옆 벤치에 앉아 읽었다. 그는 "표현의 미숙"으로 돌리며 3차례 모두 앉은 채 고개만 숙여 사과했다.
문 지명자는 이날 처음으로 자신의 입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동안 문 지명자는 "일본 식민지배는 하늘의 뜻"이라는 교회 강연 영상이 논란이 된 지난 12일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느냐"고 했다가 "오해가 생겨 유감"이라고 밝힌 뒤, 다시 해당 보도가 악의적 편집과 왜곡이라며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왔다.
하지만 15분 남짓한 입장 발표의 마지막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일이었다.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과거는 잊어달라'로 귀결됐다.
문 지명자의 입장 발표는 청와대의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17일)에 맞춘 사전 정지작업 의미가 커 보인다. 문제 발언에는 사과하면서도 사퇴 요구에는 인사청문회까지 치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6·25는 미국을 붙잡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것"이란 발언엔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문 지명자 해명과 남는 문제점들을 정리해 봤다.
■ "식민지배는 하나님 뜻"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을 "하나님의 뜻" 등으로 발언한 것에 대해선 "일반 역사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라고 해명했다.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라는 해명도 덧붙였다.
결국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세속의 일반적 인식과 종교적 인식이 다르다는 것이지만, 기독교계 내에서도 "역사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하나님 뜻으로 둔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 "위안부 사과받을 필요 없다"
문 지명자는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받을 필요가 없다"는 서울대 강연 논란엔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위안부는 분명 반인륜적 범죄"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등의 해명도 덧붙였다.
자신의 발언이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입장과 배치되고, 피해자 할머니까지 나서 비판하는 상황에서 사과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조선 민족 비하' 발언
문 지명자는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 우리 민족 DNA"란 교회 강연 발언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인 비숍 여사의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에 나오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앞서 지난 12일 '민족 비하' 발언 보도에 대해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이라며 친일파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문 지명자 강연을 보면 단순 인용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근거로 윤치호나 비숍 여사 발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리아행전 특강에서는 윤치호의 경험을 언급하며 현재 청년 실업 문제를 "젊은층이 눈이 높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연결했다.
■ 전직 대통령 비난 칼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칼럼에 대해서도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칼럼에 대해선 "시중에 회자된 비자금 문제나 해외재산 도피 의혹에 대한 것"으로, 노 전 대통령 국장 반대에 대해선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으로 했다.
"유족과 지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칼럼 내용의 부적절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노 전 대통령 측은 문 지명자 유감 표명에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며 비판했다.
<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문 지명자는 이날 처음으로 자신의 입을 통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동안 문 지명자는 "일본 식민지배는 하늘의 뜻"이라는 교회 강연 영상이 논란이 된 지난 12일 "사과는 무슨 사과할 게 있느냐"고 했다가 "오해가 생겨 유감"이라고 밝힌 뒤, 다시 해당 보도가 악의적 편집과 왜곡이라며 '법적대응'을 하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바꿔왔다.
하지만 15분 남짓한 입장 발표의 마지막은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언론인 시절 언론인으로서 한 일이었다. 공직을 맡게 된다면 그에 맞는 역할과 몸가짐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는 '과거는 잊어달라'로 귀결됐다.
문 지명자의 입장 발표는 청와대의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17일)에 맞춘 사전 정지작업 의미가 커 보인다. 문제 발언에는 사과하면서도 사퇴 요구에는 인사청문회까지 치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6·25는 미국을 붙잡기 위해 하나님이 주신 것"이란 발언엔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문 지명자 해명과 남는 문제점들을 정리해 봤다.
일제 식민지배와 남북 분단을 "하나님의 뜻" 등으로 발언한 것에 대해선 "일반 역사인식이 아니라, 교회 안에서 나눈 역사의 종교적 인식"이라고 해명했다. "우리 민족에게는 시련과 함께 늘 기회가 있었다는 취지"라는 해명도 덧붙였다.
결국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세속의 일반적 인식과 종교적 인식이 다르다는 것이지만, 기독교계 내에서도 "역사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을 하나님 뜻으로 둔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 "위안부 사과받을 필요 없다"
문 지명자는 "일본으로부터 위안부 문제 사과받을 필요가 없다"는 서울대 강연 논란엔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본의와 다르게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위안부는 분명 반인륜적 범죄" "일본이 진정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 등의 해명도 덧붙였다.
자신의 발언이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관련 입장과 배치되고, 피해자 할머니까지 나서 비판하는 상황에서 사과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 '조선 민족 비하' 발언
문 지명자는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것이 우리 민족 DNA"란 교회 강연 발언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영국 왕립지리학회 회원인 비숍 여사의 기행문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에 나오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앞서 지난 12일 '민족 비하' 발언 보도에 대해 "악의적이고 왜곡된 편집"이라며 친일파 윤치호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해명했다.
하지만 문 지명자 강연을 보면 단순 인용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근거로 윤치호나 비숍 여사 발언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리아행전 특강에서는 윤치호의 경험을 언급하며 현재 청년 실업 문제를 "젊은층이 눈이 높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연결했다.
■ 전직 대통령 비난 칼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칼럼에 대해서도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칼럼에 대해선 "시중에 회자된 비자금 문제나 해외재산 도피 의혹에 대한 것"으로, 노 전 대통령 국장 반대에 대해선 "국가 원로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은 행동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언론인으로서 지적한 것"으로 했다.
"유족과 지인들에게 불편한 감정을 갖게 해드렸다면 송구스럽다"고 했지만, 칼럼 내용의 부적절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노 전 대통령 측은 문 지명자 유감 표명에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며 비판했다.
< 이지선 기자 jslee@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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