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보조금 지급이 시장왜곡과 과소비 조장이라는 논리의 허구성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창부)는 단통법 시행으로 인한 단말기 보조금 규제의 명분으로, 보조금 지급이 시장을 왜곡시키고 과소비를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소수(신규가입자)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 소비자 후생을 왜곡한다는 논리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거의 모든 상품은 동일한 가격으로 거래되지 않는다. 통신관련 기기나 서비스라도 다를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이다.
자동차는 잦은 할인프로모션 행사를 벌인다. 주택의 경우도 미분양 아파트를 대폭 할인함으로써 미분양 재고를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아파트의 할인 폭은 억대에 이른다. 마트에서 생선 등의 신선 식품에 대하여 매장 문을 닫는 마감시간에 대폭 할인하기도 한다. 백화점, 할인점, 아웃렛 등 다양한 형태의 매장에서 의류는 수차에 걸친 할인과 유통망에 따른 큰 가격차를 보인다.
미창부는 두 번째 이유로, 단말기 교체가 빠른 이용자와 느린 이용자 간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형평성은 정부가 정의할 수 없다. 단말기 교체주기에 대한 형평성을 논하는 것은 계절이 바뀌었다고 매년 옷을 사는 사람과 유행에 무관하게 옷을 입는 사람 사이에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와 동일한 억지 논리이다.
미창부는 세 번째로 통신시장 과소비가 문제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친다. 하지만 과소비라는 개념에 대한 경제학적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미창부는 과소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있는가. 사실 사업자들이 매출 금액이 큰 고객에게 큰 할인을 주는 행위는 지극히 정상적인 영업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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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30호에서 컨슈머워치 ‧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개최로 열린 단말기유통법 해법 모색 토론회, <예견된 파행, 무엇을 간과했나> 전경. 패널로 참석한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왼쪽)가 패널로 참석해 토론하고 있다. |
흔히 단통법 지지자들이 이야기하는 우리나라 통신비가 가계지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점증하니까 경쟁을 유도해서 인하한다고 할 때, 통신비 지출과 통신단가는 별개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단가가 아무리 싸도 많이 쓰면 총지출은 높을 수밖에 없다. 많이 쓴다는 것은 많은 효용 (수요)가 있다는 말이다.
만약 이런 논리로라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가계지출에서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의 몇 배가 넘을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사람이 쌀의 소비를 줄이고 미국사람들은 쌀의 소비를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우리의 통신비 비중이 높다면 다른 재화의 비중은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것이 존재한다는 말고 같다. 따라서 가계비에서 통신비 비중이 높으니 과소비이고 가격을 인하하여야 한다면 비중이 낮은 재화는 소비도 늘리고 가격도 올려주어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
통신비는 과거의 전화비와 크게 다르다.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통신비는 식품비, 의류비, 문화비, 교통비, 교육비 등의 절감이나 효율성을 위한 종합 투자로 보아야 한다. 가령 택시를 탈 수도 있지만 걸어다니며 구글맵을 통해 길을 찾고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Carhire.com와 Airbnb과 같은 앱을 이용해서 해외를 넘나들며 연간 통신비의 몇 배가 넘는 통신요금 절감이 가능하다. 네비게이션, TV, Radio, Mp3 Player, 사진기, Notebook, 가정용전화기 등의 소비를 대체하는 것이다. PC가 처음 나왔을 때를 생각해 보자. 그 경우 아마 가장 유사한 것이 타자기였을 것이다. PC지출을 타자기 지출과 비교해서 가계부담이 월등히 높아졌다고 하면 이것이 타당한 비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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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30호에서 컨슈머워치 ‧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개최로 열린 단말기유통법 해법 모색 토론회 <예견된 파행, 무엇을 간과했나>의 전경. |
지금 스마트폰과 구세대 전화기의 비교는 타자기와 PC의 비교보다도 더 거리가 먼 상품이라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통신비”라는 이름만 같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각 개인들이 이용하는 통신요금제가 그들에게 “불필요한” 고가 요금제인지에 대한 판단은 정부가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 월 통신 수요는 언제나 확률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속성을 갖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수신자 요금 부담을 면제하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기본량이 적은 요금제를 선택한 후, 기본량을 넘기면 기본량이 높은 요금제보다 더 높은 요금을 지불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때문에 소비자는 예측 불가능한 가계 운영을 꺼린다는 점에서, 통신비 소비에서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경향을 지닌다. 따라서 기본량을 다 소비 못하는 것이 비이성적인 소비라고 판단 내리기 힘들다.
미창부는 네 번째로 빈번한 단말기 교체로 자원 낭비가 심화되며, 동시에 소비자 부담이 증가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그런데 이는 외국과의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
통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한국과 다는 나라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통신서비스의 가치가 한국과 비슷한 나라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의 인구밀도가 낮은 지역에서 핸드폰은 무용지물이다. 통신기간망의 품질이 낮아 많은 인터넷 서비스 활용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잦은 단말기 교체의 근본적 이유는 단말기 보조금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USIM 호환성 등 특정 통신사 단말기 구매 없이 업체 이동을 자유롭게 하는 제도가 정착한지 오래이다. 게다가 한국 휴대폰 시장은 기술 및 디자인 트렌드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해가는 곳이다. 단말기의 잦은 교체는 시장의 혁신과 소비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당연한 모습이다.
물론 스마트폰을 도입한 이후 통신비가 증가하긴 했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스마트폰은 전화기가 아닌 종합 디지털 융합기계로 그 쓰임새가 매우 넓어졌다. 가계비 지출에서 통신비가 증가했다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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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430호에서 컨슈머워치 ‧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개최로 열린 단말기유통법 해법 모색 토론회 <예견된 파행, 무엇을 간과했나>의 전경. 손정식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명예교수가 사회자로 발언하고 있다. |
II. 보조금 지급 규제가 이동통신시장의 건전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논리의 허구성
미창부는 보조금 지급을 규제하는 것이 이동통신시장의 건전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미창부는 그 근거로 지금까지의 보조금 인하가 소모적으로 이루어져서 가격인하 및 신규 투자여력이 상실된다는 논리를 편다.
하지만 기업의 경쟁을 소모적이라는 판단하는 나라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규제논리이다. 게다가 단말기 보조금 할인과 요금할인 중에 어는 것을 선택하는 지는 정부가 아니라 소비자의 몫이다.
내구제의 소비는 총소유비용(Total Cost of Ownership)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단말기를 비싸게 주고 사는 낮은 요금제를 쓰는 것이 단말기 높은 가격에 사고 비싼 요금제를 쓰는 것 보다 좋을 이유가 없다. 면도날, 프린터, 게임기 등 많은 제품이 소비자의 Platform 할인을 통해 고객을 유인하고 파생상품(소모품)에서 돈을 버는데, 이는 소비자가 이러한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보조금 할인은 현재의 투자금액에 대한 할인이고, 요금할인은 미래에 일어나며 고객이 낮게 가치를 할인해서 평가하는 것은 당연하고 합리적인 일이다.
알뜰폰/중저가 기기 소비를 진작시키고자 한다는 미창부의 논리도 허구이긴 마찬가지이다. 기업이 혁신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경우에 대하여, 정부 보호로 혁신이 일어나는 적은 없다. 중저가 기기 제조업체 혹은 후발업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회피는 가격만의 요인이 아니다. 디지털 기기는 아날로그 기기와 같은 내구성이 없어서 After Service 품질이 매우 중요한데, 가격이 아니라 AS까지 고려해서 소비자들은 신제품 구매를 결정하기 마련이다. 이는 일본업체가 디지털 기기에서 지난 수년간 삼성전자에 밀린 주된 이유 중에 하나이다.
품질과 가격으로 시장에서 여러 기업들이 도태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미창부의 논리는, 소비자들이 벤츠를 타고 싶은데 일정 인구는 꼭 자전거를 타야 건전한 생태계라는 억지논리에 불과하다.
III. 규제 실효성에 대한 검토
미창부의 단말기 보조금 규제는, 시장참여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정책으로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이는 일부 혜택을 보는 소수와 손해를 인식하지 못하는 다수가 존재하는 다른 규제 케이스와도 동일한 양상을 띌 것이다. 과외금지, 월세 보조금제 및 징세제도, 대형마트 강제휴무제, 비정규직 보호법안 등 수많은 규제가 참여자의 이익에 반하기 때문에 정책 의도 달성에 실패한 이유와 동일하다.
단말기 할인이 시장 참여자들의 이해에 부합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제조사의 입장에서 스마트폰과 같은 High Tech 제품은 기본적으로 제품주기가 짧고 혁신경쟁이 치열해서 제품의 소비를 빨리 유도하여야 한다. 신제품 출시 전에 구제품을 소진하지 못하면 큰 손해인 것이다. 이는 마트에서 마감 시간에 생선, 고기 등의 신선식품을 대폭 할인해서 판매하는 경우와 동일하다.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차별성이 적은 인프라 경쟁 보다는 가격 경쟁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통신사는 기본적으로 차별성이 적은 Commodity Infra 경쟁을 벌인다. 통신사업은 시설투자 비용은 크나 한계비용(Marginal Cost)이 매우 적은 사업으로 망외부성(Network Effect)이 큰 비즈니스이다. 이처럼 인프라 차원의 제품 차별성이 작으면 가격경쟁을 하는 것이 이치에 맞다.
연이어 언급했듯이 제조사와 통신사의 이해가 맞아서 할인(보조금) 비용을 나누어 부담하는 것이 합리적인 단말기 보조금 제도이며, 이는 두 사업자 간의 협상력에 따라 그 양상이 좌우된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단말기 보조금을 통해 초기투자 비용을 낮추는 것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High Tech 카테고리에 있는 스마트폰은 대부분의 소비자가 신제품을 선호한다. 전체 통신비 절감으로도 단말기 할인이 합리적이다. 어디서나 어떤 조건이나 동일한 할인은 시장에 존재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논리이다.
한편 모바일 인터넷 망에 대한 기업의 투자의지는 경쟁에 따라 펼쳐져야 하는 것이지, 이익금이나 정부의 의지에 따른 것이 아니다. 업계에서 주지하다시피 그간 새로운 망의 투자는 011번호에 대한 학습효과로 이루어졌다. 가격경쟁과 품질경쟁의 선택은 응당 기업의 몫이며, 가격경쟁으로 돈을 못 벌게 되면 기업들이 품질경쟁(신규투자)로 자연스레 전환한다. 가격경쟁의 유도는 가격 규제를 촉진하는 것으로 가능하지 보조금 규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IV. 단통법이 필연적으로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미래부와 방통위 등 현행 단통법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는 이 규제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통신비의 인하와 소위 “공정한 가격”이라는 누구나 동일한 휴대폰에 대해 동일한 가격에 살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즉 가격인하경쟁과 단일가격을 목표로 한다. 이 법은 이를 구현하는 핵심적인 수단으로 특정 단말기와 통신요금에 대해 단말기 지원금 (할인금액) 그리고 약정에 따른 통신요금 할인금액을 주간 단위로 모든 고객에게 공시를 의무로 하고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주간단위 공개 고정가격제도”이다.
기업이 가격을 인하하는 행위는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하나는 물론 가격 경쟁을 통해 고객 확보를 하려는 이유이거나 재고를 시급히 처리할 필요가 있을 경우이다. 그런데 현행법식으로 가격할인을 주간단위로 사전공시를 강제화하면 한 회사가 가격을 내려서 공시하면 그 가격을 사전에 알게 된 경쟁사 또한 그에 상응하거나 그보다 내려서 대응하여야만 한다. 그러면 가격을 내리려는 회사는 가격만 내리고 고객을 확보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쟁사들은 가격 할인을 하지 않고 묵시적으로 동일한 가격으로 담합 아닌 담합을 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현상, 흉내만 낸 최소한의 단말기 할인금액이 차이 없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현재의 법은 결국 통신기기와 서비스 요금을 하나의 가격으로 고정하는 고정가격제와 같은 결과를 초래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게임 이론의 기초만 이해해도 충분하게 예상되었던 결과이다.
비유를 들어서 설명하면 포커게임이나 고스톱 판에서 게임 참여자들에게 판돈을 배팅을 하기 전에 패를 까 보여야 한다는 새로운 규칙을 더한 꼴이다. 이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질까? 누구도 상대의 패를 다 보고 나서 판돈을 올려서 배팅을 하지 않을 것이다. 즉 가격인하 경쟁을 멈추게 된다. 이를 피하려면 단연 패를 숨기고 게임을 하게 하여야 하고 이 경우 다이나믹 가격 전략으로 인하여 단일 가격은 존재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가격인하 경쟁을 하게 하려면 단일 가격제도는 양립할 수 없는 목표라는 것이다.
단말기 지원금 경쟁 억제가 요금경쟁으로 이전하지 않는 이유
고객의 이동 가능성이 적어지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기업은 더더욱 마케팅이나 가격경쟁의 동인을 발견하기 어렵다. 현재 고객을 이동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최신 스마트폰의 가격할인경쟁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상실되면 고객의 이동 가능성이 낮아진다. 고객의 이동 가능성이 낮아지면 기업은 고객탈취 (porching)의 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서비스 요금의 가격경쟁을 필연적으로 덜하게 된다.
기업들이 서비스 요금제 경쟁을 활발하지 못한 이유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통신요금은 그렇게 단순비교가 쉽지 않다. 사람마다 소비패턴이 매우 다르고 사전적으로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Voice, 문자, Data등의 소비가 고객마다 매우 다르고 여러 변수에 따라 가격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특약사항이 많은 종신보험과 유사하다. 그리고 통신산업이 한계비용(marginal cost)가 매우 낮은 산업구조의 특성상 이미 이통사들이 경쟁에 의해 낮은 가격에 몰려 있다는 사실도 큰 가격차를 내기 어려운 구조도 한 몫하고 있다. 우리나라 이통사들의 수익성은 다른 산업에 비해 높기는 커녕 낮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도 높지 않다. 이런 특성을 배제하고 단말기 지원금 경쟁을 억제하면 요금제 경쟁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것은 매우 나이브한 생각이다.
V. 단통법이 가져온 시장 왜곡과 말살
소비자 후생의 후퇴
일부 언론 보도에서 이미 보도한 바와 같이 95만원 출고가의 삼성 갤러시 노트 4의 판매가는 2년 약정을 통해 한국에게 살수 있는 가격이 79만6천원이고 미국에서는 32만원이다. 즉 2.45배 비싼 가격이다. 아마도 전세계에서 가장 비싼 휴대폰을 사야 하는 꼴이 되었다. 단통법의 지지자들은 단통법이 고가 사양의 과소비 유도를 바로 잡겠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단통법 시행 전에 공짜로 제공되었던 고령자들이 주로 이 용했던 스마트폰 이전의 2G/피처폰은 현재 20여만원 상당의 기격을 주고 구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이에 대한 이유는 기업들은 최고급 사양의 스마트폰의 지원금을 10만원 부근에 설정하면서 저가폰인 피처폰에 지원금을 20만원 이상으로 설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고령자와 저가시장의 고객들 또한 큰 피해를 입게 되었다.
과거의 단말기 지원금 경쟁은 장기약정의 중도해약 위약금/반환금마저 유통점들이 대납을 해주었는데 이제는 이통사와 제조사가 낮은 지원금을 책정하게 되어 고스란히 소비자의 비용으로 남게 되었다. 이 또한 사실상의 가격인상이다. 이는 시장의 왜곡을 넘어 시장의 말살에 가까운 참사를 야기하고 있다.
영세판매점의 경영상의 위기
소비자들은 구매를 미루는 등의 자구적 노력의 여지가 조금이나마 있으나, 시장의 거래가 대폭 축소됨에 따라 골목상권의 대표격인 통신 판매점 대리점의 영세 상인들의 영업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대부분의 영세 판매점들은 이통사의 판매경쟁에 의한 대폭적인 리베이트와 수수료 없이는 존립이 불가능한 형편이다. 이미 공급과잉 상태의 유통점들은 매우 급속도로 폐업의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통신단말기 제조사도 피해자
두 번째로 가격할인을 하는 이유는 시급히 팔아 치워야 할 이유가 존재할 경우이다. 마감 시간 가까이에 시장을 가면 그날 팔지 못한 생선의 경우 대폭 할인을 하는 떨이 상품을 싸게 사는 행운을 얻는 소수의 고객이 있을 수 있다. 생선 가게 주인은 할인을 해서라도 재고 처분을 하는 것이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마감 시간에 대폭 할인을 하지 말고 모든 고객에게 동일한 할인을 공시하고 하라는 것이 단통법이다.
이 경우 생선가게 주인은 모든 고객에게 할인을 하기는커녕 팔지 못한 생선을 폐기 처분할 수 밖에 없다. 단통법은 이러한 대폭할인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휴대폰도 생선과 유사하다.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구형 모델을 시급히 처분해야 하거나, 최근의 예를 들면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 6가 너무 잘 팔리면 삼성은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가격할인을 할 필요가 있다. 또한 팬택의 경우와 같이 회사가 유동성 위기에 있을 경우나 시장에서 비교적 성공적이지 못한 재고를 빨리 처분하는 등의 제조사의 탄력적 가격정책 수단이 필요한데 이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출고가 자체를 내려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을 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가를 내리는 것과 할인을 해서 시장가격을 내리는 것은 매우 다른 일이다. 명품 제품의 정가를 낮추면 더 이상 명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가격은 브랜드의 이미지와 밀접한 연관이 있고 한번 내린 가격은 올리기 쉽지 않다. 또한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의 내수 시장의 비중이 크지 않은데 내수시장만 보고 가격을 결정하고 그것도 다 공개하면 글로벌 시장에서 협상력을 크게 저해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현행법은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제조회사들의 전략수단을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
그리고 비싸진 가격으로 인해 신제품의 채택을 미루게 하여 국내 테스트 시장의 혜택을 앗아 가버려 그렇지 않아도 중국의 위협이 직면한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제약할 공산이 매우 크다.
더 심각한 간접적 피해는 증가하는 반기업정서다. 현재도 마치 대기업 제조사들의 영향력으로 인하여 분리공시제도가 빠져서 단통법이 작동하지 않는 주 요인인 것처럼, 그리고 국내에서만 부풀린 가격으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의심과 정치적 선동이 난무하고 있다. 이 모두 사실과 매우 거리가 먼 비난이다.
이통사는 전부 승자인가
현재 이법으로 인하여 가장 이익을 보는 것은 이통사들로 보인다. 하지만 지금까지 가격 및 품질경쟁은 당연히 Market share가 가장적은 기업의 공격적 전략에 의해 촉발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결과 수년간 LGU+는 점진적으로 고객점유율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이유로 인하여 이제 가격경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 경우 동일한 가격이라면 브랜드 파워가 크고 서비스망이 큰 지배적 사업자를 선호하게 된다. 따라서 이 법은 지배적 사업자의 시장지배력은 크게 확대한 반면 그렇지 못한 기업의 전략수단은 크게 제약해서 기업의 시장지배력의 격차를 더욱 크게 확대할 공산이 크다. 유통업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현재 단통법 상황에서 지배적 사업자에게로 고객 쏠림현상은 이론적으로 예측한 것과 같이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에게 60% 이상의 고객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정부의 무분별한 시장개입이 불러온 시장의 왜곡이다.
V. 잘못된 단통법 또 다른 규제로 해결할 수 있는가
분리공시제도와 단말기 완전자급제의 실효성에 관한 고찰
위에서 설명한 대로 단통법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은 가격공시제도 즉 사실상 고정 단일가격제에 있다. 이 제도가 존재하는 한, 단말기 보조금을 그 자금의 원천 별로 따로 공시하든 별도로 공시하든 이 공시제도하에서는 가격경쟁을 할 수 없다는 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 다만 경제학 이론에도 없는 “적정 가격” 논쟁으로 반기업 정서만 부추기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그 보조금이 어디서 나오든 본인이 지불하는 최종적인 실질가격만이 의사결정에 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격정보는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에서 협상력을 크게 떨어뜨리는 악영향이 더 욱 커진다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단말기 완전자급제도의 실효성
이통사에게서 단말기 유통의 권한을 빼앗고 단말기 판매와 통신 서비스 판매자를 분리하는 것이 타당 하려면 (기존 사업자의 사업권을 뚜렷한 근거 없이 금지하는 것이 재산권 침해라는 법률적 판단을 차치하더라도) 우선 결합판매가 요금인하를 억제하고 소비자 후생을 침해하는 불공정행위를 한다는 판단이 전제되어야 한다.
하지만 단통법 이전에 이 결함판매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이고 소모적인”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한다고 정부와 일각에서 비난을 해 왔었다. 그리고 단통법으로 그 경쟁이 급격하게 억제되었다. 즉 이 결합판매가 가격담합은 커녕 가격경쟁을 충분히 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그 것을 차단하고 불법화한 것은 이전의 단말기 보조금 규제와 현행 단통법이다. 따라서 이 결합판매의 해체의 논리적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결합판매의 분리는 이 제도를 지지하는 측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단말기 지원금의 대폭적인 축소를 초래할 공산이 매우 크다. 현재 단말기 지원금의 상당부분이 이통사 측의 비용이다. 이는 소위 보조금 대란 중에 이통사들이 쓴 마케팅 비용에서 자명하게 나타나고 있고 애플의 아이폰의 경우 그 보조금의 대부분을 이통사들이 지불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iPhone 6 Plus를 2년 약정으로 미국에서 구매할 경우 기기의 정가가 $750 (16GB), $850(64GB), $950 (128GB)이지만 이통사의 지원금 이후 구매가는 각각 $300, $400, $500이다). 그 것은 이통사들은 별다른 품질이나 가격차별을 기할 전략적 수단을 별로 갖고 있지 못하고 있고 Platform 사업의 특성상 기기(Platform)을 판매하고 나면 그 고객으로부터 지속적인 후속 매출이 보장되는 경우 대부분 기기의 할인 및 무상제공을 통해 고객확보가 당연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형태는 면도기 (면도날), 프린터 (토너), 복사기 (토너, 복사지), 게임기(게임) 등 많은 산업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스마트폰은 통신사로 볼 때 기존의 피처폰에 비해 일인당 매출액 (AROU: Average Revenue Per User)를 급격히 상승시키는 황금알을 낳는 닭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통사와 단말기 유통을 분리하면 이통사는 이러한 지원금을 쓸 이유가 없어진다. 애플과 삼성전자와 같은 지배적 사업자는 그렇게 많은 마진과 리베이틀 제공할 이유가 없고 이들 지배적 사업자들의 이익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면 더욱더 기기 유통사와 제조사가 많은 할인을 해줄 가능성은 낮다.
분리 유통은 소비자들에게 많은 불편과 불이익을 초래할 가능성도 크다. 우선 one stop shopping과 service의 편익이 사라지게 된다. 그리고 디지털 기기의 큰 추세는 융합이다. 맞춤형 융합서비스와 혁신을 저해하게 되는 문제점도 있다.
현재도 소비자가 원하면 분리유통의 선택이 가능하다. 그런데 분리유통을 강제화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줄이는 결과가 초래된다. 소비자의 선택이 줄어드는 것이 소비자 후생의 향상을 가져오는 예는 흔하지 않다.
VI 맺으며
단통법 시행에 따른 정부의 단말기 보조금 규제는 여러 가지 근거와 논리를 밝히고 있지만, 이는 경제학 책에도 부재하고, 외국에도 해당 사례가 전혀 없는 희귀한 경우이다.
정부가 언론에게 밝히는 보도자료 및 각종 발표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불건전한’, ‘과소비’, ‘시장안정’(가격불변) 등의 단어는 관의 규제마인드가 만들어낸 인기영합적이고 정치적인 언어이다. 정부는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옭아매는 과도한 규제로 불법 아닌 행위를 범죄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단말기 보조금과 관련하여 ‘통신대란’이라 불릴 아무런 이유가 없다. 품질경쟁이 불가능할 때 단기적으로 가격경쟁이 펼쳐짐은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침 및 이를 충실히 따르는 언론의 자극적 보도가 반시장 규제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정부의 단통법 시행은 기업, 대리점, 다수 고객이 손해를 입는다는 점에서 사회적 후생의 증가를 가져 오지 않는다. 시장 참여자들의 혁신행위를 유도하는 방책으로서의 실효성도 없다. 단통법은 시장 참여자의 논리에 반하는 규제로, 시장이 규제 회피책을 고안할 것이다.
단통법 시행은 형평성의 문제를 오히려 야기할 것이다. 통신사에 비해 대리점들은 상당한 고통(비용)을 지불할 것이며, 외국계 제조사에 대한 국내 제조사의 역차별도 발생한다.
정부가 애초에 제시한대로 가격인하가 목적이면 가격과 품질경쟁을 유도하는 정책이 정답이다. 사실 방통위는 외국의 예를 보거나 역사적으로 단말기 가격에 대한 규제권한이 없어야 한다. 방송과 통신은 정부의 소유로 된 전파 사용권한은 특정기업에 주고 사업권을 주었기 때문에 규제의 근거가 있지만 단말기는 다른 상품과 동일한 공산품이다. 이 공산품의 거래에 대해 과도한 규제를 할 이론적, 역사적 근거는 희박하다.
단통법은 공정거래법의 기본취지 즉 불공정 가격담합을 처벌하고 시장경쟁을 촉진하여야 하는 정부의 역할에 정반대를 추구하는 법이다. 본질적인 무제인 “주간 공개 고정가격제”의 결정적 결함을 제거하지 않는 한 시간이 가도 단통법 참사는 해결되지 않는다.
정부(통신위원회)는 시장참여자는 2개가 되는 4개가 되는 경쟁을 하면 효율적인 사장이 되고 수가 아무리 많아도 담합하고 경쟁하지 않으면 비효율시장이다. 따라서 제 4 이통사를 도입한다고 달라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과거처럼 가장 경쟁력이 낮은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비대칭 규제를 도입할 경우 시장왜곡과 소비자 후생만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정부는 글로벌 경쟁을 하지도 않는 산업발전이라는 이유로 이통사들을 보호할 이유도 없다.
단통법 국회 폐기가 시간이 걸리면 시행령과 우선 방통위의 재량권으로 부여된 사항들을 통해 지원금의 상한선을 철폐에 준하는 수준으로 대폭확대하는 등의 단기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단통법을 폐기하여 단말기 지원금 및 가격경쟁에 대한 규제를 풀고 이통사들의 가격경쟁을 제한하는 규제 (공휴일, 휴일 신규 및 번호이동 금지, 약정계약 3개월 이내 해약금지 등)를 풀고, 직영점에 방문 시에만 해약을 하는 등의 이통사들의 변칙적으로 해약을 어렵게 하는 등의 행위에 대한 규제를 통한 통신가격 경쟁의 환경을 조성하는 쪽으로 개선하여 시장의 기능을 조속히 복원하여야 한다.
소비자와 언론 또한 가격인하와 “공정한 가격”에 대한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감언이설에 대한 인식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바른사회시민회의와 컨슈머워치가 16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개최한, 단말기 유통법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예견된 파행, 무엇을 간과했나- 단말기유통법 해법 모색 토론회>에서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가 주제발표한 것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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