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사랑은 야채 같은 것/성미정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씨앗을 품고 공들여 보살피면
언젠가 싹이 돋는 사랑은 야채 같은 것
그래서 그녀는 그도 야채를 먹길 원했다
식탁 가득 야채를 차렸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오이만 먹었다
그래 사랑은 야채 중에서도 오이 같은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야채뿐이 식탁에 불만을 가졌다
그녀는 할 수 없이 고기를 올렸다
그래 사랑은 오이 같기도 고기 같기도 한 것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식탁엔 점점 많은 종류의 음식이 올라왔고
그는 그 모든 걸 맛있게 먹었다
결국 그녀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 사랑은 그가 먹는 모든 것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50/6』(조선일보 연재, 2008)
'시 편지·카톡·밴드 > 카톡 ♠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의 기도 / 이성선 (0) | 2015.01.31 |
---|---|
시냇달 / 조정권 ---5 (0) | 2015.01.31 |
너와집 / 박미산 ---4 (0) | 2015.01.30 |
외상값 / 신천희 ---2 (0) | 2015.01.28 |
행복 / 유치환 ---카톡 - 좋은 시 1 (0) | 2015.01.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