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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좋은 시 308 - 최문자/어머니 어머니/최문자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에 밤새 서 있는 여자 지익 성냥불을 일으켜 촛불을 켜주고 싶은 사람
어머니가 구석에 가만히 서서 나를 꺼내 읽는다
자주 마음이 바뀌는 낯선 부분 읽을 수 없는 곳이 자꾸 생겨나자 몸밖으로 나간 어머니 알고 있었니 기도하는 손을 가진 내 안의 양 한 마리
―시집『파의 목소리』(문학동네, 2015) |
어머니
최문자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에 밤새 서 있는 여자
지익 성냥불을 일으켜 촛불을 켜주고 싶은 사람
어머니가 구석에 가만히 서서
나를 꺼내 읽는다
자주 마음이 바뀌는 낯선 부분
읽을 수 없는 곳이 자꾸 생겨나자 몸밖으로 나간 어머니
알고 있었니
기도하는 손을 가진 내 안의 양 한 마리
―시집『파의 목소리』(문학동네, 2015)
<어머니 시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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