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편지·카톡·밴드/카톡 ♠ 좋은시

어머니/최문자 - 카톡 좋은 시 308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6. 8. 4. 08:41
728x90



              카톡 좋은 시 308 - 최문자/어머니 





   어머니/최문자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에 밤새 서 있는 여자

   지익 성냥불을 일으켜 촛불을 켜주고 싶은 사람

 

   어머니가 구석에 가만히 서서

   나를 꺼내 읽는다

 

   자주 마음이 바뀌는 낯선 부분

   읽을 수 없는 곳이 자꾸 생겨나자 몸밖으로 나간 어머니

   알고 있었니

   기도하는 손을 가진 내 안의 양 한 마리 

 

   ―시집파의 목소리(문학동네, 2015)




어머니

 

최문자

 

 

알고 있었니

어머니는 무릎에서 흘러내린 아이라는 거

내 불행한 페이지에 서서 죄 없이 벌벌 떠는 애인이라는 거

저만치 뒤따라오는 칭얼거리는 막내라는 거

앰뷸런스를 타고 나의 대륙을 떠나가던 탈옥수라는 거

 

내 몸 어디엔가 빈방에 밤새 서 있는 여자

지익 성냥불을 일으켜 촛불을 켜주고 싶은 사람

 

어머니가 구석에 가만히 서서

나를 꺼내 읽는다

 

자주 마음이 바뀌는 낯선 부분

읽을 수 없는 곳이 자꾸 생겨나자 몸밖으로 나간 어머니

알고 있었니

기도하는 손을 가진 내 안의 양 한 마리

 

 

 

시집파의 목소리(문학동네, 2015)




<어머니 시 모음>

http://blog.daum.net/threehornmountain/13744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