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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시 한 편 읽기 14 -운주사 와불/권정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7. 4. 13.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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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시 한 편 읽기 14 - 운주사 와불/권정우>



운주사 와불/권정우 

   

천 개의 부처가   

뿔뿔이 흩어져버린 뒤에도  

나 당신 곁을 떠나지 않을 테지만  

 

당신 곁에  

또다시 천년을 누워 있어도  

손 한번 잡아주지 않을 걸 알면서도     

천 개의 석탑이  

다시 바위로 들어가 버린 뒤에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변치 않겠지만  

 

내가 당신 곁에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도 모르는 당신은   

다시 천 년이 지나도   

하늘만 바라보고 있을 테지만 

 

―월간『유심(2015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