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선운사 동백 /이이화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0. 12. 1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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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운사 동백

 

이이화

 

 

햇살 노랗게 만개하는 춘삼월에는

선운사 육덕 좋은 절집 여인네

부처님의 엄중한 눈길 피해

새빨간 립스틱으로 치장하고

사랑을 안다고 큰소리치는

전국의 사내들을 불러 모은다지

봄바람으로 살랑대는 마음 들킬까

복분자주 술잔 속에

불콰하게 감추고

장어구이 안주빨이 힘 좋게 불뚝거리면

새빨갛게 농익은 입술 훔치고 싶은 사내들

안달복달이 난다지

줄 듯 말 듯 아찔하게 애간장 녹이다

매몰차게 거절하는지 저 요염 앞에

헛물만 켜던 못난 자존심이

머리 위에 내려앉는

노을 향해 삿대질해 대다가

내년을 기약하고 돌아선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