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선운사 동백
이이화
햇살 노랗게 만개하는 춘삼월에는
선운사 육덕 좋은 절집 여인네
부처님의 엄중한 눈길 피해
새빨간 립스틱으로 치장하고
사랑을 안다고 큰소리치는
전국의 사내들을 불러 모은다지
봄바람으로 살랑대는 마음 들킬까
복분자주 술잔 속에
불콰하게 감추고
장어구이 안주빨이 힘 좋게 불뚝거리면
새빨갛게 농익은 입술 훔치고 싶은 사내들
안달복달이 난다지
줄 듯 말 듯 아찔하게 애간장 녹이다
매몰차게 거절하는지 저 요염 앞에
헛물만 켜던 못난 자존심이
머리 위에 내려앉는
노을 향해 삿대질해 대다가
내년을 기약하고 돌아선다지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네가 아니면 전부가 아닌지 /정운희 (0) | 2020.12.18 |
---|---|
삼류 /이이화 (0) | 2020.12.17 |
나의 여자관계 /홍사성 (0) | 2020.12.16 |
그 나뭇가지에 열린 푸른 기억들 / 조정인 모과나무에는 꽃이 더디게 왔다.꽃 피고 열매 맺는 일이 쓰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먼데 문장들만 같다.꽃나무 둘레를 느리게 배회하는 발걸음은 .. (0) | 2020.12.16 |
녹슨 마음 /한진현 (0) | 2020.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