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654명 "검찰 권력 해체, 윤석열 사퇴하라" 성명
이영경 기자 입력 2020.12.18. 10:45 수정 2020.12.18. 10:53 댓글 1619개
[경향신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한 다음날인 지난달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권도현 기자
작가 654명이 검찰 권력 해체와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권여선, 김용택, 박민규, 안도현, 장석남, 하성란, 함민복, 현기영 등 작가 654명은 17일 ‘검찰 권력 해체를 촉구하는 작가 성명’을 발표하고 공수처의 조속한 설치,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작가들은 “그동안 검찰은 국가기구를 통틀어서 가장 ‘정치적인’ 집단 중의 하나로, 지배 권력에 기생하며 살아왔다. 기소독점권과 영장청구권을 독점하고 법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적용해온 검찰은 검찰의 ‘독립’이나 ‘중립’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며 “검찰에게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환상이다. 검찰은 반성과 성찰이 먼저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진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의 정직 결정에 대해 불법·부당한 조치라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윤석열 검찰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작가들은 이어 “검찰 개혁은 시대적 소명이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어떤 국가적 과제보다도 우선한다”며 “친위사정기관이라는 이유로 ‘공수처 설치’가 지연되어서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 개혁의 주체는 정권이 아닌 국민이어야 한다”며 “검찰 개혁은 자본과 정권으로부터 검찰을 독립시키고 시민사회가 검찰의 권력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검찰 개혁, 아니 사법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민위원회 설치를 사법감시기구로서 제도화하고, 지방검찰청의 검사장도 시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해야 한다”고 ‘시민검찰제’ 도입을 요구했다.
작가들은 “현대 민주국가에서 모든 권력기관에 대해 ‘시민들의 참여와 감시’를 요청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라며 “검찰 개혁, 검찰 해체는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라고 덧붙였다.
성명에는 염무웅, 이경자, 이상국, 이시영, 정희성, 현기영 등 전현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포함해 김명인, 김응교, 류보선, 서영채, 정우영, 조용미, 한승원 등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한편 정직 2개월 징계 처분을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17일 오후 전자소송으로 징계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징계처분 집행정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문>
검찰 권력 해체를 촉구하는 작가 성명
촛불의 함성은 살아있다.
2016년에 타오른 수천만 개의 촛불은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해결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범국민적인 사회개혁 투쟁이었다. 촛불 시민들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기득권 세력들의 ‘편법과 기만’, ‘독점과 부조리’부터 기인한 것이라고 보고 이들을 국민 전체의 힘으로 척결하고자 했다. 정치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 재벌개혁, 노동개혁 등 수많은 요구들이 터져 나왔다. 촛불이 일으켜 세운 사회적 의제들은 시민정부를 바라는 열망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뜨거운 촛불의 함성은 우리 국민들에게 여전히 살아있다.
우리에겐 촛불혁명의 과업이 남아있다.
촛불정부가 수립되지 않았다면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단죄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국정농단 관련자들도 하나둘씩 교도소로 향했다. 특히 놀라운 건 대한민국 사법부의 부끄러운 민낯이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거래 사법농단’은 실로 경악스러웠다. 건국 이래 최초로 대법원장을 지낸 법조인이 구속되는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었다. 이들에 대한 처벌은 촛불로 만들어낸 정부가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으며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승리였다. 그러나 정작 우리에겐 촛불혁명을 완수해야할 과업이 남아있다. 정권교체가 ‘혁명’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검찰 개혁은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기구인 검찰은 ‘정의와 공정’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만과 부패’, ‘권력과 자본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개혁과제 중에서도 특히 적폐청산 대상 1호는 검찰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검찰 개혁이야말로 민주주의 확립의 시발점이었다. 하지만 검찰 개혁은 출발점에 서기도 전에 반민주 세력들의 극렬한 저항에 가로막혔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모든 권력기관에 대해 ‘시민의 참여와 감시’를 요청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다. 국민들이 ‘권력통제’를 하는 것이 곧 국민주권주의이다. 지금의 검찰은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억압기관’이다. 우리는 현재와 같은 무소불위의 검찰 권력의 해체를 촉구한다. 검찰 개혁, 검찰 권력 해체는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다.
검찰은 검찰의 독립을 말할 자격이 없다.
2019년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검찰의 권력 집중을 막고 검찰 개혁을 이루려면 사안별로 분산된 여러 개의 기구가 서로 견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수처도 그런 차원에서 공직비리를 여러 군데서 수사하면 서로 견제할 수 있고 더 많은 수사도 할 수 있어서 부패가 더욱 단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말을 보면 정부의 검찰 개혁에 반대하지 않고 따르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한 말을 지키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검찰 개혁의 적임자가 아니었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6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정직 2개월을 의결했다.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헌정사상 초유의 중징계 결정이다. 그동안 검찰은 국가기구를 통틀어서 가장 ‘정치적인’ 집단 중의 하나로, 지배 권력에 기생하며 살아왔다. 기소독점권과 영장청구권을 독점하고 법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맞게 적용해온 검찰은 검찰의 ‘독립’이나 ‘중립’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검찰에게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환상이다. 검찰은 반성과 성찰이 먼저다. 그런 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자진 사퇴해야 마땅하다.
검찰 개혁의 주체는 정권이 아닌 국민이다.
검찰 개혁은 시대적 소명이다. ‘검찰 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어떤 국가적 과제보다도 우선한다. 친위사정기관이라는 우려로 ‘공수처 설치’가 지연되어서도 안 된다. 누가 뭐래도 검찰 개혁의 주체는 정권이 아닌 국민이어야 한다. 공수처는 국민들이 견인해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공수처는 말 그대로 또 다른 괴물이 된다. 이제부터 검찰 개혁은 자본과 정권으로부터 검찰을 독립시키고 시민사회가 검찰의 권력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검찰 개혁, 아니 사법 개혁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민위원회 설치를 사법감시기구로서 제도화하고, 지방검찰청의 검사장도 시민이 직접 투표로 선출해야 한다. 시민검찰제를 점진적으로 추진해나가야 검찰의 부패와 인권탄압을 감시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담아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하나, 공수처를 조속히 설치하라.
하나, 검찰 개혁은 시대적 소명이다. 윤석열은 자진 사퇴하라.
하나, 검찰 권력 해체는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이다. 시민검찰제를 추진하라.
2020년 12월 17일
검찰 권력 해체를 촉구하는 작가 강경아, 강경희, 강기원, 강덕환, 강동우, 강란숙, 강무홍, 강민숙, 강병철, 강성남, 강성일, 강수완, 강영길, 강영주, 강영환, 강진, 강진우, 강현숙, 강형철, 고광률, 고광식, 고광헌, 고규태, 고명섭, 고명철, 고성만, 고영민, 고영서, 고영직, 고운기, 고은규, 고정국, 고증식, 고창근, 공광규, 구모룡, 구자명, 구중서, 권대웅, 권덕하, 권미강, 권상진, 권서각, 권선희, 권소희, 권순긍, 권여선, 권영임, 권오삼, 권이근, 권태주, 권혁소, 권화빈, 금희, 김건영, 김경윤, 김경진, 김경훈, 김경희, 김광렬, 김광원, 김규성, 김규중, 김근, 김나무, 김나영, 김남권, 김남영, 김남일, 김다연, 김덕우, 김동승, 김동윤, 김들레, 김륭, 김림, 김명, 김명남, 김명신, 김명인, 김명지, 김명철, 김미령, 김미승, 김미혜, 김미희, 김민, 김민주, 김민호, 김민효, 김민휴, 김바다, 김백형, 김병용, 김병호, 김사이, 김상균, 김상출, 김서정, 김석교, 김석영, 김선영, 김선태, 김성규, 김성숙, 김성장, 김성진, 김세홍, 김수려, 김수열, 김수호, 김수화, 김숙경, 김승립, 김승환, 김시언, 김신숙, 김여옥, 김연, 김연미, 김열, 김영, 김영란, 김영미, 김영범(시), 김영범(평론), 김영산, 김영삼, 김영서, 김영애, 김영언, 김영진, 김영춘, 김영탁, 김영호, 김올, 김완, 김완준, 김용매, 김용택, 김유철, 김윤환, 김은경, 김은령, 김은숙, 김은옥, 김응교, 김이은, 김이정, 김이하, 김인숙, 김인호, 김일광, 김일하, 김재근, 김재호, 김저운, 김정애, 김정연, 김정주, 김정희, 김종경, 김종숙, 김종필, 김종호, 김주대, 김주욱, 김중태, 김지란, 김지선, 김지섭, 김지혜, 김진문, 김진숙, 김진희, 김창균, 김채운, 김철순, 김춘복, 김칠선, 김태선, 김태원, 김태철, 김태현, 김판용, 김하경, 김해림, 김해자, 김현영, 김현주(소설), 김현주(시), 김형효, 김홍성, 김화숙, 김화임, 김화정, 김효사, 김흥기, 나해철, 남송우, 노가원, 노경식, 노민영, 노용무, 노은희, 류경, 류보선, 류수연, 류재만, 류정환, 류지남, 리호, 마선숙, 맹문재, 명지현, 문계봉, 문병학, 문선정, 문신, 문창길, 민구, 박경만, 박경장, 박경희, 박광배, 박구경, 박덕선, 박두규, 박명규, 박명순, 박몽구, 박민규, 박민영, 박병희, 박상건, 박상률, 박석무, 박선욱, 박설희, 박성한, 박소영, 박수연, 박승민, 박승자, 박영희, 박우담, 박원희, 박인혜, 박일만, 박재웅, 박정애, 박정원, 박종국, 박종헌, 박종희, 박주하, 박청, 박한, 박향, 박혜지, 박흥식, 방현희, 배교윤, 배병무, 배봉기, 배재경, 배지영, 배현지, 백선옥, 백은하, 백정희, 범현이, 복효근, 봉윤숙, 부희령, 사윤수, 서강목, 서경석, 서광일, 서덕석, 서동인, 서수경, 서애숙, 서영채, 서은혜, 서재진, 서정오, 서정원(소설), 서정원(시), 서해성, 서현진, 서희원, 석연경, 성명진, 성향숙, 소종민, 손병걸, 손인식, 손홍규, 송광근, 송진권, 신귀백, 신수현, 신연호, 신정민, 신준수, 신진, 신철규, 신현수, 심영의, 심진규, 안덕훈, 안도현, 안성길, 안오일, 안이희옥, 안주철, 안준철, 안학수, 안희정, 양원, 양은숙, 양자형, 양정규, 양지은, 양혜원, 어향숙, 엄경희, 엄광용, 여성민, 염무웅, 염창권, 오광석, 오미옥, 오민석, 오성인, 오수연, 오인덕, 오정록, 오창은, 오태규, 오하룡, 옥효정, 우동식, 우부순, 우혁, 우현옥, 원미연, 원종국, 원종찬, 원종태, 유강희, 유경숙, 유병욱, 유성호, 유순예, 유승도, 유은귀, 유종, 유하정, 유형수, 유형종, 육근상, 윤관영, 윤석위, 윤석홍, 윤선길, 윤영아, 윤이주, 윤인구, 윤일균, 윤일호, 윤임수, 윤정모, 윤중목, 윤태규, 윤해여, 윤해연, 이가을, 이강길, 이경, 이경자, 이계홍, 이광재, 이권, 이규배, 이규석, 이기린, 이덕규, 이도윤, 이동식, 이만교, 이명원, 이명재, 이명행, 이문복, 이미숙, 이민호, 이병국, 이병초, 이봉명, 이상국, 이상락, 이상미, 이상실, 이상익, 이상인, 이선, 이선식, 이선옥, 이설야, 이성목, 이성아, 이성우, 이성주, 이세기, 이세영, 이소암, 이송우, 이송희, 이수행, 이수현, 이순, 이승은, 이승철, 이승환, 이승희, 이시백, 이시영, 이신조, 이안, 이영숙, 이예훈, 이오우, 이옥근, 이원규, 이원화, 이윤하, 이은송, 이은정, 이응인, 이인성, 이잠, 이재무, 이재연, 이재표, 이정록, 이정섭, 이정수, 이정연, 이정훈(시), 이정훈(평론), 이종민(수필), 이종민(시), 이종선, 이종수, 이종숙, 이종인, 이종하, 이종형, 이중기, 이중현, 이지담, 이지호, 이진, 이진욱, 이진희, 이찬, 이철송, 이청해, 이토록, 이현식, 이현주, 이후경, 일곱째별, 임백령, 임봄, 임상모, 임성규, 임성용, 임수빈, 임윤, 임재정, 임정연, 임지형, 임철균, 임헌영, 임현준, 장대, 장마리, 장문석, 장미숙, 장상관, 장석남, 장세현, 장영춘, 장옥근, 장용철, 장주식, 장진숙, 장진영, 전남용, 전대환, 전무영, 전무용, 전민식, 전성태, 전영관, 전원일, 전점석, 전지열, 전해윤, 전홍준, 정강철, 정기석, 정낙추, 정도상, 정도원, 정동철, 정란희, 정미영, 정민, 정바름, 정선호, 정세훈, 정숙인, 정승재, 정승희, 정양주, 정연승, 정영선, 정영훈, 정완희, 정용국, 정우영, 정운자, 정원, 정은경, 정일관, 정일근, 정재은, 정정하, 정지창, 정진호, 정찬, 정찬일, 정하선, 정혜숙, 정혜주, 정화진, 정훈교, 정희성, 조기조, 조동길, 조명숙, 조미진, 조미희, 조성국, 조성래, 조성면, 조성순(시), 조성순(어린이청소년), 조성현, 조영심, 조영옥, 조영욱, 조용미, 조용숙, 조우연, 조율, 조인선, 조정애, 조정환, 조창규, 조태봉, 조혁신, 조혜영, 주명숙, 주선미, 주종섭, 주중식, 지연구, 지창영, 진란, 진정석, 진창윤, 채길순, 채상근, 채정은, 채희윤, 최금왕, 최기종, 최두석, 최명진, 최병해, 최상해, 최성각, 최성수, 최승필, 최양숙, 최영욱, 최영철, 최예영, 최유성, 최은숙, 최은희, 최자웅, 최정희, 최현주, 최형심, 최형태, 표성배, 표윤명, 하명희, 하병연, 하성란, 하승무, 하아무, 하응백, 하재일, 하종오, 한경화, 한도훈, 한림화, 한만수, 한상준, 한승원, 한정화, 한희정, 함민복, 함순례, 허광봉, 허림, 허영선, 허영옥, 허완, 허종열, 현기영, 현택훈, 호인수, 홍명진, 홍성운, 홍영수, 홍은택, 홍일선, 황구하, 황국명, 황병목, 황시언, 황은덕, 황은주, 황인산, 황재학, 황형철 (이상 654인)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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