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할매 찌찌 /김우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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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찌찌

 

김우전

 

 

할매 찌찌는 와 이래 쭈글쭈글한데

 

느그 아부지, 아지야, 고모들

목숨 만들어 멕이고 나니

이래 터엉

비었다 아이가

 

그럼 우리 아빠한테 만이라도

내 나라 하마 되잖아

 

하마 준 걸 우예 다부로* 돌라카노

 

할매, 그래도 달라 해바라

아빠 나쁘다

할매 찌찌 다 뺏아 먹고

 

욕실 앞을 지나다 무심코 들은 나는

말뚝처럼 박혀

먹먹하였습니다

 

*‘도로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시집숲 속 국어시간(애지,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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