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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매 찌찌
김우전
할매 찌찌는 와 이래 쭈글쭈글한데
느그 아부지, 아지야, 고모들
목숨 만들어 멕이고 나니
이래 터엉
비었다 아이가
그럼 우리 아빠한테 만이라도
내 나라 하마 되잖아
하마 준 걸 우예 다부로* 돌라카노
할매, 그래도 달라 해바라
아빠 나쁘다
할매 찌찌 다 뺏아 먹고
욕실 앞을 지나다 무심코 들은 나는
말뚝처럼 박혀
먹먹하였습니다
*‘도로’라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시집『숲 속 국어시간』(애지,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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