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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을 보는 아침
고경자
밤이라는 의심이 사라지면
꽃들이 피어난다
오해가 그리는 풍경에서
나는 햇볕의 기회주의자일까
화해의 꽃대가 피우는 로맨티스트일까
생활이라는 연극 속에서
‘피에로’는 피하고 싶어도
결국 내게 돌아오는 가면들
조연급 연기라도 할 수 있지만
욕심없이 수긍해버린
나는 짙은 화장 속으로 숨는다
자정을 지나 새벽에 도달하는
어떤 편지가 마당 앞에서
여러 개의 손을 흔들어 보인다
그때 눈물로 남겨진 아픔들
겹겹 피어난다
―시집『사랑의 또 다른 이름』(시산맥,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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