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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끗 차이
조우숙
이제 누구에게도 잘못을 물을 수 없는 한참 지난 교복 시절 옛날이야기
얼쑤!
담임 선생님 실수로 뻥튀기처럼 부풀어진
수학 한 과목 오류 성적표가 내게로 왔다
이왕 나온 성적 어쩌겠노 하며 난
공짜로 얻은 점수를 용기내어 돌려보내지 못했다
덤으로 영문도 모른 채 강당까지 불려가니
부모들의 희망 국립 K대 커트라인 안정권에 든 학생을 위한
동기유발 시간이란다
귀한 한 문제 맞히는 데 얼마나 집중과 노력을 해야 하는가 보다는
복권 같은 몇 문제를 더 맞히면 전교 석차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절감하며 이스트처럼 부풀어진 자만감이 속을 채웠다
수학 과목 몇 문제 정오로
성공과 출세, 경계의 안과 밖
일류 혹은 동의가 되는
뒤바뀜은 한 끗 차이
아직도 외줄 타는
그 한 끗, 별것아니라고 달래며 하여가를 부르네
⸺계간『詩하늘/통권 100호 특집』(2020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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