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세월 앓이 /홍진기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 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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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앓이


홍진기


한때는 피가 나면 다친 데가 아팠는데

언제부턴 상처 없는 가슴속이 자주 저려

마당귀
돌배나무에
참새 한 쌍 설워라

적막이 무거워서 유성 두엇 떨어지고

구름 걷고 달이 뜨면 하이얗게 시린 배꽃

꽃 지는
마을을 지나
산을 넘는 철새 한 쌍

 

 

ㅡ시조집『배나무 없는 배나무실』(경남,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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