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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다고는 말자
한분옥
1.
잊는다고는 말자 만나자고는 더욱 말자
마음이 흘러간 뒤 정은 흘러 무엇 하랴
아, 문득 무너져 내린 산 그림자였다 그러자
2.
이미 한번 울고 나온 목숨의 비탈길에
설움의 돌 수레를 또 어찌 굴릴까 보냐
먼발치 신발을 끄는 다저녁때 쑥부쟁이
3.
출렁이던 그늘마저 앙금으로 앉았던가
휘굽은 밤의 허리 훠이훠이 넘다 말고
긴 울음 가운데 앉아 성긴 모시 올을 센다
―계간『정형시학』(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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