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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묻는다
권순학
바람에게도 무늬가 있다
향이 있다
이름만으로 느껴지는 그 멋과 맛
수없이 의심하고
더 많이 돌아서는 습관 아닌
늘 낮은 곳으로 향하는
그녀의 천성 닮았다
얼음 풀린 금강가
멈칫대는,
한 줄기 바람 있다
아주 오래전 고향 떠나왔을 그것
희미하지만 익숙한 맛과 멋
돌아올 기약 없이 떠나는 누군가
묵은 자개장롱 깊숙한 곳에서 꺼낸 친정 같기도
눈물로만 열릴 유언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안녕을 물어오는 그 바람
⸻시집『너의 안녕부터 묻는다』(시인동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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