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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상절리 2
전영모
시루떡을 잘라 켜켜이 쌓아 놓은 듯
커다란 책장에 수백만 권의 책을 진열해놓은 듯
나는
한 권의 책을 꺼내
갈피갈피에 적혀 있는 수많은
문장들을 읽고 있다
그중 한 편의 시를 필사하려 한다
그러나
수억 년 전에 써 놓은 글들
비바람에 깎이고 깎여 판독하기 어렵다
마음만 답답할 뿐이다
그렇지만
찾아내야 한다
한 편의 시를
-시집 『그녀는 강했다』(동행,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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