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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칫집
조경선
남은 음식 버렸는데 잔칫집이 되었다
부르지도 않았는데 새들이 손님이다
저마다 산동네 소식 오늘만큼 분주하다
잘 차린 집밥이 새들도 그리웠는지
마당 안쪽 파낸 자리 둥글게 모여 앉아
제각기 안부를 물을 때 슬픔마저 정갈하다
새끼를 거느리는 마음이 바빠진다
음식을 먹다 말고 연신 물고 나른다
발자국 무수히 찍힌 어미의 저 몸짓
ㅡ『공정한시인의사회』(2021,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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