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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男子
ㅡ사마귀
박성민
나와 교미한 당신은
내 머리를 먹는다
내 몸을 여는 건 늘 당신의 입술이니 한 시절 외로웠던 거푸집은 벗고 간다 흔들리는 풀을 씹고 길마저 삼키는 당신 내 뼈를 똑 똑 잘라 고드름처럼 베어 먹으면, 울음을 받아먹고 자란 풀들이 시퍼렇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목소리도 잦아들고, 당신이 베고 눕던 내 두 팔이 저려올 때 그믐달 남은 부위를 잘게 씹어 먹는 당신
몸 없이 우는 법을 배운
밤바람이 흩날린다
―『시와 함께』(2020,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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