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후레자식 /오봉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3. 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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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레자식

 

오봉옥

 

 

울 아덜은 하늘이 내린 자석이어라우

울 어매 날 두고 단 한번도

당신이 낳은 자식이라 하지 않았네

내가 사고 쳐 속 썩일 때에도

회초리 대신 눈물 글썽거리시며

태몽이야길 꺼내곤 했지

글씨, 마당에 비양기 한 대가 떨어졌시야

근디 그 비행기 사다리를 볿고

학 한 마리가 영판 멋드러지게 내려오드라

그게 니다

긍께 넌 하늘이 내려준 자석 아니냐

그런 울 어매 돌아가셨는데

난 참 좋네

밤인지 낮인지도 모르고 전화하던

치매 걸린 어매 목소리 듣지 않으니 좋고

이젠 가슴 졸이며 잘 일도 없으니

이보다 더 홀가분 할 순 없네

 

 

―계간『시와시학』(2020,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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