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큰 고니
김일연
잎사귀를 헤치고 도도히 날아오르오.
붉은 작약 흰 목단 펼쳐놓은 이불 한 채
목화솜 꽃구름 속에 뒹굴던 웃음 언저리
너울대는 불꽃이 춤추는 꽃밭에서
까만 벽을 가르며 솟구치던 큰 고니
크고도 부드러웠던 아버지 손 그림자
초승달 젖니처럼 눈뜨는 푸른 언저리
웃음소리 가르며 날아가던 산마루
커다란 날개 저으며 이 밤, 서럽게 날아오오.
ㅡ『시조21』(2021, 봄호)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병아리 배달부 /유순덕 (0) | 2021.03.25 |
---|---|
목련 /박미자 (0) | 2021.03.25 |
인형 뽑기 /장남숙 (0) | 2021.03.24 |
춘분 무렵 /하순희 (0) | 2021.03.23 |
팬데믹 /표문순 (0) | 2021.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