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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욱, 갔다
서일옥
갑자기, 느닷없이 사라졌다. 화면이
도대체 누가 불러 후욱 가버렸나
유언도 없이 떠나신 아버지의 마지막처럼
단검을 갈면서 꼭 할 말 있었는데
세상이 뭐 이러냐고 따져보고 싶었는데
대답할 용기가 없어 그냥 문을 닫은 걸까?
사방천지 빛은 없고 각이 진 벽 속에서
삼켜야 할 말들만 씩씩대는 이 세상에서
사라진 화면을 보며 멍하니 앉아 있다
ㅡ『오늘의시조』(2021, 제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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