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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짐 지고 걷다
지시연
삶이 시작된
기억의 첫 자리로 거처를 옮기고
등불을 들고 걷는 길이라 해도
무게를 감당할 만큼의 수고는
저마다의 몫으로 오늘을 채워가네
너의 곧음이 나의 겸손이 되어
시간이 녹아든 자리
풀물 드는 나의 수도는 향기로 피고
풀 속에서 꽃을 보고 꽃은 나를 보고
새들보다 이른 찬미는 내 등을 적시고
우리는 어떤 무게라도 꽃 짐이라 말하며
당신을 향해 부는 바람처럼 살고 싶네
ㅡ시집『꽃 짐 지고 걷다』(시와시학,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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