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사계첩운四季疊韻 /오세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4. 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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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첩운四季疊韻

 

오세영

 

 

어제란 듯 앙상하던 매화 여린 가지들이

이 아침 거짓처럼 꽃망을 터트렸다.

봄에는 없었던 것도 눈에 뵈니 봄이다.

 

여름

무더위에 지치면 누구나 창문 열고

활활 부채질로 흘리는 땀 식히노니

여름은 그 무엇이든 열어 제쳐 여름이다.

 

가을

하늬바람 건듯 분 뒤 온 뜰이 낙엽이다.

잎이 진 나무들만 스산하게 서 있구나.

가을 떠나야 할 때를 알고 가니 가을이다.

 

겨울

강추위에 얼어붙어 온 세상이 빙판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차고 맑은 유리벽뿐

거기에 내 참모습 비치니 겨울은 겨울이다

 

 

 

―『화중련(2021.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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