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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박혜선
우리에 갇혀
평생 주는 사료를 받아먹던 소들은
다리를 반납하기로 했어
몸뚱이만 살찌우면 그만
입만 있으면 되었지
뒹굴뒹굴 누워 먹으며
피둥피둥 살이 오르면 되었지
흙바닥에 발자국이 찍히는 기분 따위
도통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는 소들은
좁은 칸을 버티고 서 있는 슬픈 다리는
이제 버리기로 했어
―동시집『바람의 사춘기』(사계절,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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