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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빛 유언
정지윤
보증금 삼천만 원 보조비 팔십만 원
전 재산 기부하는 유언이 조용하다
눈빛에 담긴 유산들이 깜박이는 중환자실
리어카에 실어 나른 수많은 새벽들과
독거의 반지하로 뛰어든 고양이 울음
빈 병이 많이 나오는 뒷골목의 풍경들…
기부하는 유언장에 눈도장을 찍는다
호흡기 뗀 입가에 미소만 남겨두고
평생을 쥐고 살았던 고단한 손을 편다
ㅡ시조집 『참치캔 의족』(책만드는집,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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