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눈빛 유언 /정지윤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18. 20:56
728x90

눈빛 유언

 

정지윤

 

 

보증금 삼천만 원 보조비 팔십만 원

전 재산 기부하는 유언이 조용하다

눈빛에 담긴 유산들이 깜박이는 중환자실

 

리어카에 실어 나른 수많은 새벽들과

독거의 반지하로 뛰어든 고양이 울음

빈 병이 많이 나오는 뒷골목의 풍경들…

 

기부하는 유언장에 눈도장을 찍는다

호흡기 뗀 입가에 미소만 남겨두고

평생을 쥐고 살았던 고단한 손을 편다

 

 

 

ㅡ시조집 『참치캔 의족』(책만드는집, 2020)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루마리의 시간 /정지윤  (0) 2021.05.18
날, 세우다 /정지윤​  (0) 2021.05.18
녹슬다 /윤현자  (0) 2021.05.18
그냥, 거기 /이가은  (0) 2021.05.18
이명耳鳴 /이창규  (0) 2021.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