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봄빛 시집 /오종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6. 2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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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시집

 

오종문

 

 

보리밭 봄눈들의 주체 못한 한가로움

종일 어쩌지 못해 한 가지로 수작 건다

우르르 몰려나와서

참던 말을 터트린다

 

웅크린 낱말들이 문장 속에 깨어나고

시절은 시절대로 무한대로 흘러가서

들바람 콸콸 쏟으며

젖어가는 중이다

 

흙발 속 불덩이로 타오르는 것이리라

필경 먼 휘파람에 젖어가는 것이리라

한 사람 여생의 봄을

함께 사는 것이리라

 

해 뜨고 해 지는 일 한가지로 바라볼 때

푸르게 더 푸르게 나부끼는 풀꽃 심상

마침내 봄빛 깨치고

은유 하나 새긴다

 

 

 

반년간서정과 현실(2021,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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