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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 시집
오종문
보리밭 봄눈들의 주체 못한 한가로움
종일 어쩌지 못해 한 가지로 수작 건다
우르르 몰려나와서
참던 말을 터트린다
웅크린 낱말들이 문장 속에 깨어나고
시절은 시절대로 무한대로 흘러가서
들바람 콸콸 쏟으며
젖어가는 중이다
흙발 속 불덩이로 타오르는 것이리라
필경 먼 휘파람에 젖어가는 것이리라
한 사람 여생의 봄을
함께 사는 것이리라
해 뜨고 해 지는 일 한가지로 바라볼 때
푸르게 더 푸르게 나부끼는 풀꽃 심상
마침내 봄빛 깨치고
은유 하나 새긴다
―반년간『서정과 현실』(2021, 상반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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