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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평등한가
이남순
쪽방촌 막다른 길 오후 해가 지나간다
독거노인 안부 묻는 이웃돕기 박스 하나
그 누가 안고 왔는지 온기 아직 남았네요
못 보고 사는 것쯤 이젠 제법 길났는데
찾아올 낌새 없던 내 자식 다녀간 양
황 노인 닫힌 가슴이 볕살 바라 열리네요
오래된 형광등에 불빛이 깜빡대듯
밭은 숨결 풀어가며 한 발짝씩 다가서는
여기도 봄이 오느라 바람 죽지 부푸네요
―시조집『봄은 평등한가』(문학의전당,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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