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깍두기의 설움 /송명숙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7. 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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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의 설움

 

송명숙

 

 

할아버지 산소에 벌초하고

절을 하는데

-영감, 손주 절 받으니 좋수?

이담에 커서 장손 좋은 대학 가도록 지켜줘요.

할머니 기도는 언제든 형이다

나는 깍두기

필요할 때만 부른다.

 

심부름시킬 때

밥상 차릴 때

베란다 문 손잡이 망가졌을 때

가스불이 안 켜질 때

할머니가 필요할 때 찾는

난 깍두기

                                         

 

 

―『동시먹는 달팽이』(2021.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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