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딸들의 시간 /김월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7. 14.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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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의 시간

 

김월수

 

 

노을 갇힌 대문에서 당신을 기다려요

페가수스 타고 담장 넘는 꿈을 꾸면서요

아버지

문을 열어주세요

우리의 계절이에요

 

아침 이슬 속 영롱한 빛을 찾아야 해요

당신이 꿈꾸던 여름은 지나갔어요

지금은

우리의 색을

펼쳐야 할 때예요

 

나팔꽃의 나팔이 그들만의 몫이듯

하늘의 별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에요

유산은

필요 없어요

담장을 가져가세요

 

나팔꽃이 다 지기 전 빨리 문을 열어주세요

우리의 계절은 우리가 책임을 질게요

저마다

꿈의 빛깔을 찾는

늦여름에요 아버지

 

 

 

―『정음시조』 (2021. 제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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