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무위사에 가려면 /윤원영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8.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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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사에 가려면

 

윤원영

 

 

둘 또는 셋이서 아무것도 챙기지 말고

적적한 산길 가듯 단순한 마음으로

어느 날 그냥 만나서 그냥그냥 가보시게

 

비운 것의 아름다음에 이마가 서늘할 쯤

흙벽에 수를 놓던 지극한 어느 화공

묵묵히 시간을 걷어 연등을 밝혀 준다네

 

그만한 공양이면 극락을 보았으리

돌아와 몇 이레 고즈넉이 다가오는

말로는 이룰 수 없는 빈 고요 그 가운데

 

둘 또는 혼자서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버리지 못한 잡동사니 그대로 이 곳에 두고

마음 안 소리 다 지우고 고요만 바라보시게

 

 

 

ㅡ『부산시조』(2021,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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