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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사에 가려면
윤원영
둘 또는 셋이서 아무것도 챙기지 말고
적적한 산길 가듯 단순한 마음으로
어느 날 그냥 만나서 그냥그냥 가보시게
비운 것의 아름다음에 이마가 서늘할 쯤
흙벽에 수를 놓던 지극한 어느 화공
묵묵히 시간을 걷어 연등을 밝혀 준다네
그만한 공양이면 극락을 보았으리
돌아와 몇 이레 고즈넉이 다가오는
말로는 이룰 수 없는 빈 고요 그 가운데
둘 또는 혼자서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버리지 못한 잡동사니 그대로 이 곳에 두고
마음 안 소리 다 지우고 고요만 바라보시게
ㅡ『부산시조』(2021, 상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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