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송악산 쑥부쟁이
강영미
간신히 굳은 딱지를 뗄까 말까 망설였어
여섯 살 변덕처럼 바람 빛이 바뀌던 날
송악산 절벽 위에서 물든 하늘을 보았지
해피엔딩 노을을 꿈꾼 건 아니었어
일렁이던 불씨를 재에 잠시 묻어두고
풀죽어 지낸 하루가 층층이로 쌓이던 걸
마침표 자리마다 불빛 새로 돋아나네
마스크 살짝 벗고 심호흡을 한번 해 봐
보랏빛 입술자국이 압화처럼 찍혔어
―젊은시조문학회 통권 제7호『팽나무 손가락』(젊은시조문학회, 2021)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꽃나무 부도 /박권숙 (0) | 2021.08.19 |
---|---|
낡은 집 /강영미 (0) | 2021.08.19 |
가을의 빛 /김미향 (0) | 2021.08.19 |
골목책방 /김연미 (0) | 2021.08.19 |
사려니 숲길 /김정숙 (0) | 2021.0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