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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길은 23번 국도에서 끊긴다
정경화
어제의 그 길 따라 꽃은 계속 피는데
새끼 먹이 꽉 물고서 집으로 갈 뿐인데
한 순간 찢어진 날개, 가해자는 없단다
유유히 건너왔던 칼바람 긴 얼음골,
역류의 급물살에도 깃 다치지 않았었지
책임 질 자국도 없이 반짝이는 투명벽
살금살금 몰려들어 포식하는 들짐승과
함께 날고 싶은 꽃잎들의 위로 앞에
끊어져 모로 누운 길, 경적 소리 태연하다
―『시조21』(2021,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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