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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이수
장맛비 고인 웅덩이에
엎드려 있는
모래주머니의 등을
며칠째 밟고 지나갔어요.
생각해 보면
내가 밟는 건
모래주머니 등만이
아니었어요.
가족의 등 친구의 등 선생님의 등
흙의 등 물의 등 숲의 등‧‧‧‧‧‧.
모래주머니 등을 밟고
흙탕물 건너다녔듯
묵묵히 내준 등 기대어
하루하루 잘 건너왔어요.
ㅡ『열린아동문학』(2021,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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