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등 /이수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1. 4. 17:05
728x90

 

이수

 

 

장맛비 고인 웅덩이에

엎드려 있는

모래주머니의 등을

며칠째 밟고 지나갔어요.

 

생각해 보면

내가 밟는 건

모래주머니 등만이

아니었어요.

 

가족의 등 친구의 등 선생님의 등

흙의 등 물의 등 숲의 등‧‧‧‧‧‧.

 

모래주머니 등을 밟고

흙탕물 건너다녔듯

묵묵히 내준 등 기대어

하루하루 잘 건너왔어요.

 

 

 

ㅡ『열린아동문학』(2021, 가을호)

'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달빛 밟기 /조정인  (0) 2021.11.04
빈말 /이재순  (0) 2021.11.04
세상에 이런 일이 /신난희을호)  (0) 2021.11.04
듬비 /박해경  (0) 2021.10.17
가을을 감는다 /박소명  (0) 2021.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