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촛불의 시간 /황영숙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1. 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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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시간

 

황영숙

 


당신의 숨결 따라 후회 몇 번 다녀가고
수 없이 죽었다 다시 태어날 동안
몸속에 우물 하나가 말랐다 또 생기고


한가득 은밀하게 불춤이 끝날 때까지
나는 오직 둥글게 몸을 감싸 안겠네
바람의 솔기를 꿰매어 안감을 다독이겠네


고백하지 못했던 수많은 내가 녹아
흔들린 시간만큼 가라앉아 굳을 무렵
한 송이 밀랍꽃으로 내생來生을 피우겠네

 

 

 

―시조집『매일 아침 매일 저녁』(작가,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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