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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가는 길
이영필
굽어 돈 산길 끝에 촌집 한 채 졸고 있다
도포를 끌던 포은 잠시 마실 갔는지
읽다가 던져둔 고서 아무렇게 쌓였다
청석을 캐어 와서 잘 다듬은 반구연盤龜硯에
밤낮 물소리가 먹을 갈고 있었다
집청정 푸른 대숲이 겸재 화원 붓이 됐다
반구천 대곡천이 함께 만든 에스라인
그 물길 돌아 돌아 선사로 이어졌고
갑자기 맹수 한 마리 달려들 것 같았다
―시조집『반구대 가는 길』(책만드는집,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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