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나비 경전
서정택
보리수 잔가지 끝 붙어 있는 고치대롱
그 무슨 몰아일체 귀 기울여 듣는지
겉껍질 깨질 때마다 뎅그렁, 꽃이 핀다
속 텅 빈 지팡이를 더듬더듬 짚고 올라
한소끔 풍진을 긋고 고즈넉이 앉았자니
마치 그, 벌레가 된 듯 뒷등이 간지럽다
우화로 날개 다는 게 어디 벌레 뿐이랴
서운암 꽃천지를 나 이제 보았으니
양 날개 꽃잎을 읽는 나비로나 살고 싶다
―부산시조통권50호 기념시조집『서운암, 시조에 물들다』(세종문화사, 2021)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운암의 봄 /김양희 (0) | 2021.11.30 |
---|---|
들꽃 법문 /김영란 (0) | 2021.11.30 |
서운암을 거닐다 /오종문 (0) | 2021.11.30 |
저 암자에 맡기시라 /유선철 (0) | 2021.11.30 |
서운암에서 나를 보다 /윤경희 (0) | 2021.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