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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첩 기행
―서운암
곽종희
영축산 골짜기에 새처럼 읹은 암자
그곳에 천명 넘는 여인들이 있습니다
펑퍼짐 매무새로도 묵언 수행 한창입니다
낮에는 해를 품고 밤이면 달을 안고
곰삭은 속내만큼 삶 또한 편해질까
누름돌 앉은 자리 밑 나도 함께 있겠습니다
가만히 귀를 열고 그 속삭임 듣습니다
묵언을 깬 대화 속에 깨알 같은 인연들이
저 하늘 구름이 가듯 속절없이 흐릅니다
―부산시조통권50호 기념시조집『서운암, 시조에 물들다』(세종문화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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